미국 워싱턴 롱뷰에 살고 있는 로저 무베리(57)는 1990년대 초 자신이 다니던 원자력 발전소가 폐쇄되자 근처에 있는 로우어 컬럼비아 전문대(LCC)에 들어가 학위를 따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에 취직했다. 지난해 인텔에서 해고를 당하자 다시 LCC를 찾아 펄프 및 제지산업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그는 “나이를 먹었어도 지금 배우는 기술이 또 다른 직업을 찾게 해줄 것”이라며 “내 인생에서 은퇴란 없다”고 말했다.
앨라배마주 잭슨에 살고 있는 폴 브래드포드(49)는 최근 앨라배마 서던 전문대에 등록, 기능공 훈련 교육을 받고 있다. 17년 동안 다니고 있는 제지회사가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걱정에 미리 재교육을 받아두자는 생각으로 등록을 한 것이다.
재취업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2년제 전문대(커뮤니티 칼리지)에 들어가는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19일자)가 보도했다. 현재 약 1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미국 전역 1,200개 전문대에 학위를 따거나 취업교육을 받기 위해 등록해 있다.
1946~1955년 생으로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 직전에 있는 초기 베이비붐 세대, 1955년~1964년 생으로 은퇴나 해고에 대비하고 있는 후기 베이비붐 세대가 전문대를 선호하는 것은 우선 입학이 쉽고 학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인기의 이유는 산학협력이 잘 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전문대협회 대변인 노마 켄트는 “대부분의 전문대는 지역에 있는 산업이나 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맺고 있어 전문대에서 교육 받은 사람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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