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의 마법은 독일 월드컵에서도 이어졌다.
4년 전 대한민국을 붉은 물결로 뒤덮은 주인공인 히딩크가 독일에서도 호주바람을 일으키며 신화를 이어갔다.
13일 새벽(한국시간) 호주가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둠에 따라 히딩크 감독에게는 세계최고의 명감독이라는 호칭이 결코 어색하지 않게 됐다.
이날 경기가 열린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경기장에서는 캥거루군단을 응원하기위해 온 1만5,000여 호주 응원단이 목이 터져라 ‘히딩크’를 외치고 있었다. 호주에 이와 같은 월드컵 분이 일어난 것은 바로 히딩크 효과였다.
히딩크는 호주를 32년만에 월드컵에 진출시키며 럭비와 크리켓에만 빠져 있던 호주 국민들에게 축구의 재미를 한껏 선사했다. 호주의 브라운씨는 “호주에서 축구는 만년 3등 스포츠에서 럭비 같은 수준의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인 이방인 감독이 호주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도전 정신이었다. 호주인들은 히딩크에 대해 “챌린저 맨”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네덜란드 대표를 지낸 미드필더였으나 지도자로서 더 화려한 길을 걸었다. 1986년 PSV 아인트호벤 감독을 맡은 뒤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일궈냈고, 1995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해 1998년 프랑스월드컵 4강에 올랐다. 오렌지군단이 오랜 동면을 깨고 다시 부활한 순간이었다.
2001년에는 한국 대표팀을 맡아 축구의 변방지대에서 단 숨에 4강 신화를 이룩했다. 이날 호주인들의 찬사도 오직 실력으로 세계적인 명장이 된 것에 대한 찬사의 표시였다.
일찌감치 러시아 대표팀 감독에 내정된 것에 대해서도 호주인들은 “그는 늘 도전한다. 새로운 일을 하지 않으면 히딩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이저슬라우테른(독일)=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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