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금리인상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중국발 순환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의 저임금 구조 등이 급격히‘정상화(개선)’되면서 중국수출상품 가격이 오르고 전세계 물가의 동반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중국이 더 이상 저임금 천국이 아니며 중국당국도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오랜 저가수출 전략이 위협 받기 시작 했다”고 중국발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주목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태평양권에서 수입되는 상품의 가격이 지난달 0.2% 상승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중국의 노동비는 2001년에 비해 72%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홍콩 소재 모건 스탠리의 앤디 시에 수석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 “중국이 순환적 인플레의 주요 요인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2002~2005년의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재정ㆍ금융긴축 정책)이 강제로 묶어 두었던 문제점들이 토해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의 경제지표 곳곳에서 물가상승과 통화량 증가 등 인플레이션을 경고하는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 상승해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달 24일11~12% 인상된 휘발유 등 도소매 기름 가격 상승분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인데도 상승폭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웃돌았다. 5월 중국 총통화(M2)도 1년 전보다 19.5%나 증가했다.
미 월가의 경제 칼럼리스트 윌리엄 페섹은 블룸버그에 게재한 칼럼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고금리 정책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그간 저금리 정책의 타성에 젖어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고금리에 따른 경제불확실성에 더욱 심각하게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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