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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앙골라 "포르투갈 만은 꺾고 싶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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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앙골라 "포르투갈 만은 꺾고 싶었는데… "

입력
2006.06.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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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의 병사들처럼 비장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반드시 포르투갈만은 이겨야 한다”는 1,200만 자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잘 알고 있기에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달리고 또 달렸다.

12일 새벽4시(한국시간) 쾰른 월드컵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D조 첫 경기에서 앙골라는 ‘강호’ 포르투갈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아쉽게 1-0으로 분패했다. 외신들도 “포르투갈이 앙골라에게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고 분석했다.

지난 400년 동안 갖은 핍박과 설움을 견딘 끝에 1975년 포르투갈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은 앙골라. ‘식민지의 한(恨)’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앙골라 국민들 못지않게 TV중계를 통해 이 날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민들도 내심 앙골라가 포르투갈을 꺾어 ‘아프리카의 이변’을 연출하기를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앙골라는 포르투갈을 넘을 수는 없었다. FIFA랭킹 7위 대 57위, 월드컵 본선 4회 출전 대 처녀 출전 등 객관적인 전력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전후반 90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앙골라 선수들은 월드컵이라는 세계인의 무대에서 보란 듯이 포르투갈을 눌러 그 동안의 설움을 통쾌하게 갚아주고, 앙골라가 당당한 독립국임을 자랑하지 못한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아프리카 돌풍’의 주역 자리도 가나 등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들은 희망을 확인했다. 전반 4분 선제골을 넣은 ‘특급 골잡이’ 파울레타(33ㆍ파리 생제르맹)와 루이스 피구(34ㆍ인테르)는 경기 직후 “앙골라 수비도 너무 좋았고 어려운 경기였다. 포르투갈은 더 분발해야 한다”며 앙골라를 만만찮은 팀으로 평가했다. 승점 3점을 겨우 확보한 포르투갈이 체면을 구길 정도로 아프리카 특유의 신바람 축구로 경기를 지배한 점 등을 감안하면, 남은 멕시코(17일) 이란(21일) 전에서앙골라의 ‘승리’도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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