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급락 후 반등이 소폭에 그치는 전형적인 약세장이 전개되고 있다.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는 전문가들도 많지만, 글로벌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증시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연초 박스권 장세부터 최근 급락장까지 매우 높은 방어력을 보였던 가치주 투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10년 장기 가치투자’를 기치로 내걸고 4월 18일 설정된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 10년 투자주식1’ 펀드가 급락장에서도 수익률 방어에 성공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 펀드가 5% 이상 보유를 공시한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이후 가치주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 강세는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50종목을 가격 지표와 배당수익률, 이익 모멘텀, 예상 이익 등 20여개 지표를 가지고 나눈 ‘종목 스타일’ 중, 가치주는 연초 이후 1.6% 상승했지만 성장주는 13.5%, 모멘텀주는 12.7%, 우량주는 9.8% 급락했다.
가치주는 주가이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낮아 이익과 자산에 비해 저평가돼 있고, 배당수익률은 높은 주식들을 말한다.
반면 성장주는 앞으로 예상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고, 모멘텀주는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거나 기술적 분석, 수급상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이다. 우량주는 재무구조가 건전하고 수익성도 높은 종목이다.
미래에셋 황영진 연구원은 “최근 국내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세계 증시에서도 가치주 선호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가치주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가치주 투자 전략은 경기정점을 전후한 시기, 특히 시장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치주 전략으로 보았을 때 현재 자동차 및 부품, 섬유 및 의복, 디스플레이, 전기장치 업종의 매력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10년 장기 가치투자’를 목표로 내건 한국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한 종목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밸류운용의 이른바 ‘10년 펀드’는 최근 한 달 동안 3% 하락으로 ‘선방’해 국내 주식형펀드 중 수익률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넘나들던 4월18일 설정 후 지난달 말까지 급락장을 거치면서 1% 미만의 하락률로 ‘선방’해 화제가 됐다. 밸류운용은 지난달 6개 종목에 대해 5% 이상 지분을 공시했는데, 이달 들어 추가로 13개 종목이 공시됐다.
밸류운용이 5% 이상 지분취득 신고를 한 종목들의 특징은 자산가치와 가격 메리트가 높은 종목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금감원에 공식 보고된 19개 종목의 평균 자본금 대비 자산 총액 비중은 무려 8.54배에 달한다. 특히 한일철강은 최근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당 순자산가치가 4만1,000원에 달하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한국밸류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이채원 전무는 “최근 급락장에서 가격 메리트가 있는 주식들이 많이 나왔고, 기존 투자종목도 주가가 당초 매수단가 근처에 머물러 있어 추가로 매입하게 됐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매력 있는 종목들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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