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 주민의 ‘20년 한(恨)’이 풀리게 됐다. 호반 관광도시 조성에 필요한 충주호 수위 조절용 댐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약 500억원을 들여 충주호 상류 지역에 수위를 조절하는 소규모 댐을 2010년 말까지 건설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다음달부터 댐 건설 예정지에 대한 측량과 지질 및 토질 조사를 벌인 뒤 설계에 착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충주호에는 하류의 본댐과 상류의 소규모 댐 등 2개의 댐이 들어서게 된다.
댐은 강폭이 가장 좁은 충북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단양읍 심곡리 구간에 들어선다. 콘크리트 중력식으로 길이 263㎙, 높이 21㎙규모다. 수자원공사는 댐 건설로 인한 충주호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댐 옆으로 물고기 길을 만들고, 바닥에는 퇴적층을 방류하는 대형 배사구를 여러 개 설치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 이필진 시설 2과장은 “이 댐은 수중보 형태로 상류쪽 수위조절 기능만 하기 때문에 본댐 쪽 수위 변동이나 추가 수몰 등은 없다”고 말했다.
단양지역 주민들은 “호반 관광도시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크게 환영했다. 단양지역 40여개 시민ㆍ사회단체로 구성된 ‘단양소규모댐건설추진위원회’ 김재호 위원장은 “충주호 유람선이 단양읍내까지 드나들어 침체된 관광 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단양은 군청소재지(구 단양)전체가 계획 도시(신단양)로 집단 이주를 했다. 당시 정부는 물이 가득하고 유람선이 떠다니는 수상 관광도시 조성을 약속했다. 주민들은 고향을 등지는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대출을 받아 여관과 상가를 지었다. 하지만 꿈은 산산 조각나 버렸다. 충주호 유람선 운항이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유람선을 단양까지 운항하려면 적정 수위(약 130㎙)를 유지해야 하는데, 수도권 홍수조절과 용수공급 위주로 댐이 운영되면서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해 생긴 일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 단양군과 함께 수위 조절용 댐 건설을 범군민 운동으로 펼쳐왔다.
단양군 관계자는 “이 댐 건설로 유람선이 오가고 호수 자연경관이 살아나면 연간 65만여명의 관광객이 증가하고, 220억원대의 소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단양=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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