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골 넣어서는 안 된다.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토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이 지난 10일(한국시간) 전격 사퇴하면서 한국 대표팀의 ‘16강 방정식’이 바뀌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표정도 밝지 않다. 토고의 자중지란이 한국에 유리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도리어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다득점을 노려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토고 축구협회는 11일 독일출신의 빈프리트 셰퍼(56) 전 카메룬 감독을 비롯해 3명 이상의 후보들과 새 사령탑 임명을 놓고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셰퍼 감독이 토고대표팀을 맡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13일 한국과의 경기는 코조비 마웨나 코치가 지휘봉을 잡게 되며 신임 감독은 빨라야 19일 스위스전부터 토고 팀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신임 감독이 아무리 유능하다 하더라도 결전을 코앞에 둔 토고의 팀 분위기를 추스리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의욕을 상실한 토고가 전패를 당한다면 오히려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그것이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골 득실에 따라 16강 진출을 가릴 공산이 크기 때문.
한국이 골득실을 다퉈야 하는 경우는 ▦프랑스가 전승을 거두고 한국과 스위스가 비겨 1승1무1패(승점 4) ▦토고를 제외한 나머지 나라가 모두 비겨 3국이 1승2무(승점 5) ▦한국이 프랑스에 패하고 스위스에게 승리하지만, 스위스가 프랑스를 잡아 3국이 2승1패(승점 6) ▦ 한국이 프랑스에게 이기고 스위스에 패하지만, 프랑스가 스위스를 물리쳐 3국이 2승1패(승점6)가 될 때이다.
월드컵 조별 리그에선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 다득점, 승자승의 순서에 따라 16강 진출을 가린다. 한국이 토고와 가장 먼저 경기를 갖기 때문에, 토고가 전의를 상실할 경우 스위스와 프랑스가 쉽게 대량 득점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축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2승1패를 기록했지만 8강 진출이 좌절됐고,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2승1패의 성적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모두 골득실에서 뒤졌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어야만 ‘최악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1승의 부담이 줄어든데다, 골득실까지 여유가 생겨 두 번째 상대인 강호 프랑스와도 좋은 승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대표팀은 12일 베이스캠프인 쾰른을 떠나 토고전이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에 입성한다.
쾰른(독일)=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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