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볼카운트 2-3에서 던진 공에 갈매기가 맞았고, 굴절된 공에 타자는 헛방망이질을 했다. 심판은 타자에게 삼진을 선언해야 할까?
지난 5일(한국시간) 뉴욕주 버펄로에서 벌어진 버펄로 바이슨스와 더햄 불스와의 트리플A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날아가는 갈매기를 강타한 공에 타자는 헛스윙을 했고, 공은 다시 주심의 발에 맞고 3루 덕아웃 쪽으로 굴렀다.
야구 규칙 7조 5항은 ‘투구가 새에게 맞았을 경우에는 볼 데드(정해진 규칙이나 심판의 타임 선언에 따라 모든 플레이가 중지된 상태)로 하고 카운트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타자는 삼진되지 않고 투수는 공을 다시 던져야 한다. 하지만 공에 맞은 심판이 괴로워하고 있는 사이에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판단한 타자가 1루로 뛰다 간발의 차로 아웃 됐다.
주심은 경기 후 “갈매기가 공에 맞는 순간 볼 데드를 선언했어야 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에서도 당시 애리조나 소속의 좌완 랜디 존슨(43ㆍ뉴욕 양키스)이 던진 공이 날아가던 비둘기를 맞혀 심판이 볼 데드를 선언한 바 있다.
존슨의 공에 맞은 비둘기는 비명횡사했지만 문제의 비둘기는 동물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다.
그렇다면 타자가 때린 타구에 새가 맞았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야구위원회 김호인 심판위원장은 “타구가 새에 맞으면 땅에 닿은 것으로 인정하고 경기는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볼 인 플레이’가 선언돼 외야수가 새를 강타한 공을 땅에 닿기 전에 잡아도 안타가 된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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