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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별 되소서" 조종사 영결식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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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별 되소서" 조종사 영결식 눈물바다

입력
2006.06.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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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야, 재욱아! 이렇게 보낼 순 없다!”

야간비행중 동해상공에서 장렬히 산화한 F15-K 조종사 2명의 영결식이 열린 9일 오후 대구 제11전투비행단 강당은 눈물바다였다. 고 김성대(36ㆍ공사41기) 중령과 이재욱(32ㆍ공사44기) 소령의 유가족과 F15-K 동료 조종사, 김성일 공군참모총장 등 700여명의 공군 가족들은 부대장으로 거행된 영결식에서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 없어 어금니를 깨물고 또 깨물었다.

이날 영결식은 공군 군악대의 ‘새처럼 자유롭게(Free as a bird)’ 연주와 함께 고인들의 영현과 출격 전 유사시를 대비해 머리카락 등을 보관한 함이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11전투비행단장인 이상길 준장은 조사를 통해 “불꽃처럼 살다간 짧은 생애였지만 당신들은 빛나는 ‘호국의 별’로 우리들 가슴속에 언제나 자리잡을 것”이라며 명복을 빌었다.

공사 동기들의 슬픔은 더욱 컸다. 41기 동기생 대표 이형헌 소령이 추모사 도중 “성대가 왜 ‘애기(愛機)’를 떠나지 않았는지 그 누가 헤아리겠습니까. 하늘만 속절없이 푸릅니다”라고 울부짖자 F15-K 동료 조종사들은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 소령과 공사 동기인 이재경 대위는 “재욱이가 비행을 나서며 외친 ‘파이팅’ 한마디가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흐느꼈고, 김 중령의 부인 박모(35)씨는 “평소 남편이 중풍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 걱정을 자주 해서 비행에 영향을 줄까 조마조마했지만 그때마다 남편은 ‘어머니는 내 힘의 원동력’이라고 말한 효자였다”고 회고했다.

아빠의 사고소식을 아는 김 중령의 아들(9)은 영결식 내내 눈물을 훔쳤고, 영문도 모르는 딸(4)은 가족들을 보챘다. 또 이 소령의 아들(4)은 수 차례 “필승” 구호를 외치며 경례를 올려 주위를 숙연케 했다.

이날 영결식은 기독교와 천주교의 종교의식, 헌화와 분향, 9발의 조총 발사 및 묵념으로 1시간여만에 끝이 났다. 김 중령과 이 소령의 유해는 5,000여명의 공군장병과 군무원들이 정문까지 4㎞를 도열, 경례로 배웅하는 가운데 대구 공군기지를 떠나 국립대전현충원 장교묘역에 안장됐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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