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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재판관 인사 '코드'냐 '조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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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재판관 인사 '코드'냐 '조화'냐

입력
2006.06.0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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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법관 제청이 7일 일단락됨에 따라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올 8~9월에 있을 헌법재판소 재판관 인사로 옮아가고 있다.

전체 재판관 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명이 교체되는 데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 사실상 마지막 ‘사법부 물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대법관 인사에 못지않다.

대통령 탄핵 및 행정수도 이전 논란에서 보았듯이 주요 정치적 분쟁의 최종 판단자로서 헌재의 위상과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의미가 각별하다.

개혁색채 강해질 듯

새 헌재 재판관 5명 중 상당수는 종전보다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인사들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장이 대법관 전원에 대해 제청권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헌재 재판관은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하게 돼 있다. 새로 임명될 5명의 경우 대통령이 헌재 소장을 포함해 2명, 국회가 2명, 대법원장이 1명을 지명하게 된다.

2004년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위헌이라는 헌재의 결정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던 노 대통령으로선 ‘코드’가 맞는 인사를 헌재 재판관에 앉힐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법관 인사에서 다양성보다는 안정 쪽에 무게를 뒀던 대법원장도 헌재 재판관 후보는 비교적 개혁적인 인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회 몫은 한나라당이 1명, 여야 공동으로 1명을 지명할 수 있어 정치색이 강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간에 지명권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법이 개정돼 이번 인사부터 국회 뿐 아니라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후보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인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헌재 소장을 제외하고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에 대해서는 국회 표결까지 거치진 않지만 ‘코드 인사’ 논란을 의식해 개혁 일색보다는 중도, 보수 성향 인사들을 적절하게 조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무르익는 하마평

윤영철 헌재 소장의 후임으로는 다음달 퇴임하는 이강국(사시 8회) 대법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대법관은 헌재 출범 당시 법률적 기초작업을 할 정도로 헌법학 전문가이며 법관들의 신망도 두텁다. 그 동안 헌재 소장을 대부분 대법관 출신이 역임했다는 점도 이 대법관 ‘카드’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헌재 내부에서 소장이 나와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헌재가 설립된 지 18년이나 된 만큼 헌재 내부에서 소장이 나올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 경우 주선회 재판관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남은 4명의 재판관 중 ‘최고참’인 데다 ‘검찰 출신 첫 헌재소장’이라는 프리미엄이 얹혀 있다. 내년 3월 재판관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임이 가능하며 헌재 소장은 70세까지 할 수 있다.

그러나 1987년 노 대통령(당시 변호사)을 구속한 적이 있고,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던 주 재판관을 노 대통령이 헌재 소장으로 낙점할 지는 미지수다.

재판관 후보로는 이번 15명의 대법관 후보에 포함됐던 인사들이 ‘1순위’로 꼽힌다. 재산, 병역 등 적격 여부 심사에서 문제가 없었으면서 지역ㆍ학교, 사시 횟수 등을 안배하는 과정에서 배제된 이우근(사시 14회) 서울행정법원장, 김종대(17회) 창원지법원장, 목영준(19회)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유력한 후보군이다.

검찰 출신 송인준 재판관의 후임으로는 이종백(17회) 부산고검장, 홍경식(18회) 법무연수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헌재 연구관 출신의 윤진수(18회) 정종섭(24회) 서울대 법대 교수, 김승대(23회) 부산대 법대 교수 등도 학계 몫으로 거론되고 있다.

헌재 내부에서는 서상홍(17회) 헌재 사무처장이, 재야에서는 개혁 성향의 문흥수(21회) 김형태(23회) 김선수(27회) 변호사 등이 거명된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인 김덕현(22회) 변호사에게 여성 몫이 할당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의 사시 동기(17회) 그룹은 이미 전효숙 조대현 재판관이 포진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국회 선출과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재판관 후보는 각각 7월 중순과 8월 중순께 지명될 전망이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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