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 필승 상대인 토고가 마지막 평가전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대승을 거뒀다. 토고는 7일 독일 남부 방겐의 알고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지역 클럽팀 FC방겐과의 경기에서 에마뉘엘 셰이 아데바요르의 선제골과 토마스 도세비,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쿠바자, 야오 세나야의 릴레이 골로 4-0으로 이겼다.
평가전이라기보다는 워밍업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상대인 FC방겐은 사회인 축구에 해당할 만큼 실력이 형편없는데다 그나마 올시즌 5부리그에서 6부리그로 강등된 팀. 따라서 관심의 초점은 스코어보다 경기내용. 오토 피스터 감독은 이날 한국전에 나설 베스트멤버를 총출동시켜 선수들의 컨디션을 살폈다. 윤곽을 드러낸 베스트 11과 그 동안의 평가전을 통해 나타난 토고의 전력을 분석해 봤다.
▲한국전 베스트 11의 윤곽
기본 포메이션 4-4-2에 투톱은 아데바요르와 쿠바자가 맡게 된다. 미드필더엔 왼쪽부터 셰리프 투레 마망과 알렉시스 로마오, 쿠아미 아그보, 도세비를 세웠고, 포백 수비라인엔 왼쪽부터 뤼도비크 아세모아사, 다르 니봄베, 장폴 아발로, 마사메소 창가이가 포진했다. 골문은 주전 코시 아가사가 지켰다.
한국과의 경기에서 나설 선발이나 다름없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주목을 받았던 투레가 들어갈 경우 아발로가 빠지고 창가이가 중앙으로 들어간다. 득점력이 좋은 세나야도 후반 조커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전술의 핵은 역시 아데바요르
역시 토고는 아데바요르의 팀. 그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면서도 좌우측면과 중앙을 종횡무진 누리며 상대진영을 휘젖고 다녔다. 토고 선수들은 일단 볼을 잡으면 70%는 아데바요르에게 연결할 정도로 의존도가 컸다. 아데바요르는 직접 골을 넣기보다 측면으로 치고 들어간 후 쿠바자나 2선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선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해주는데 주력했다. 플레이메이커 겸 해결사라는 얘기다.
경기를 지켜본 차범근 감독도 “아데바요르의 활동폭을 좁히거나 전방에서 강한 압박으로 공격루트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개인기와 돌파력을 갖춘 도세비도 요주의 대상으로 꼽힌다.
▲단순한 공격루트와 골 결정력 부족
전력이 상당히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은 팀이다. 공격루트가 눈에 띌 정도로 단순하다. 개인기를 앞세워 측면돌파 후 중앙으로 크로스해 골을 노리는 것이 대부분. 특히 창가이-도세비-아데바요르로 이어지는 오른쪽 사이드 공격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링커역할을 하는 도세비가 막힐 경우 답답한 플레이가 연출됐다. 중앙공격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골 결정력도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다. 문전 앞에서 세밀함도 떨어진다. FC 방겐전에서 골잡이 아데바요르가 측면 돌파해서 올려준 8개의 결정적인 크로스패스 중 골로 연결된 것은 단 하나였다.
방겐(독일)=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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