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겨 봐야 할 스타 플레이어들도 줄을 섰고, 관심을 가져야 할 징크스도 쌓였다. 그저 선수들의 공차는 모습에만 열광하기엔 월드컵의 역사, 기록, 징크스 등이 너무나 방대하다. 2006 독일월드컵 관전포인트 10가지를 정리했다.
1.호나우두-통산 최다골 신화 쏠까
2002한일월드컵에서 8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호나우두(브라질)는 월드컵 통산 12골을 기록중이다. 14골로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는 게르트 뮐러, 쥐스트 퐁텐느(13골ㆍ프랑스)에 이어 역대 3위.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3골만 추가하면 통산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려놓을 수 있다. 호나우두와 함께 경쟁을 벌였던 아르헨티나의 바티스투타(10골), 이탈리아의 비에리(9골) 등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참고로 ‘축구 황제’ 펠레의 월드컵 득점은 12골이다.
2.누가 황금신발을 신을 것인가
골든슈가 주어지는 득점왕을 놓고 세계 최고의 골잡이들이 벌써부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가장 강력한 후보는 역시 지난 대회 득점왕인 브라질의 호나우두로 2회 연속수상을 노린다. 브라질의 라인업이 역대 최강으로 평가 받고 있어 득점기회가 몰린다면 신들린 골 퍼레이드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팀 동료인 호나우디뉴와 아드리아누의 도전도 만만찮다. 양보 없는 ‘집안 싸움’을 벌일 태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7골)인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도 2002년의 부진을 씻는다는 각오이고 아르헨티나의 크레스포, 네덜란드의 루드 반 니스텔루이,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셰브첸코도 강력한 득점왕 후보다. 모두 절정의 골감각을 뽐내는 킬러들이다. 지금까지 최다득점은 58년 스웨덴 월드컵 때 프랑스 퐁텐느의 13골.
3.독일, 역시 개막전 징크스에 시달릴까
10일 새벽1시(이하 한국시간) 독일과 개막전에서 맞붙는 코스타리카는 ‘믿는 구석’이 있다. 역대 월드컵 개막전에서 항상 전년도 우승팀이 맥을 추지 못했던 것. 2002년엔 세네갈이 전대회 우승팀인 프랑스를 1-0으로 눌렀고, 90년 대회땐 카메룬이 역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최근 8차례의 개막전에서 전 대회 우승팀이 승리한 것은 94년 독일과 98년 브라질뿐. 나머지 6경기에서 챔피언들은 3무3패의 지독한 징크스에 시달렸다.
4.브라질, 연승행진을 계속될까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7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은 1934~1938년에 이탈리아가 세운 연승기록과 타이. 때문에 14일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인 크로아티아전에서 승리하면 월드컵 최다연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94년 미국월드컵, 98년 프랑스월드컵,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빠짐없이 결승에 올랐던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할 경우 ‘4개 대회 연속 결승행’이라는 새 기록의 주인공도 된다. 지금까지 3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또 다른 나라는 독일로 82년 86년 90년 연속 3회 결승에 오른 바 있다.
5.잉글랜드, 스웨덴 공포증 벗어날까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에게 스웨덴은 ‘커다란 벽’이다. 68년 3-1로 이긴 이후 무려 38년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모두 11차례 스웨덴과 맞붙어 7무4패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가장 최근의 맞대결이었던 2005년 평가전에서도 잉글랜드는 이브라히모비치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무릎을 꿇었다. 잉글랜드는 지난 2001년 종주국의 자존심을 버리고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그것도 스웨덴출신의 에릭손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했을 정도. 2002년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조에 묶인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악연’이 이번에는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거리다.
6.처녀 출전국들 또 일낼까
월드컵에선 첫 출전 국가들을 조심해야 한다. 만만하게 봤다가 험한 꼴 본 강팀들이 한둘이 아니다. 66년 대회 때는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고, 당시로선 아시아국가 최초로 8강에 진출했다. 90년엔 코스타리카, 94년엔 사우디아라비아와 나이지리아가 16강 돌풍을 일으켰다.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된 크로아티아가 독일과 네덜란드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2002년엔 세네갈이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꺾는 최대 이변을 일으킨 데 이어 유럽 강호 스웨덴을 물리치고 8강에 오르는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가 처녀 출전인 나라는 ‘득점기계’ 셰브첸코가 버티는 우크라이나와 트리니다드토바고, 토고, 코트디부아르, 앙골라, 가나 등 6개국.
7.펠레의 저주, 이번에도 위력 떨칠까
‘축구 황제’ 펠레의 칭찬은 축복이 아닌 저주. 우승후보로 꼽은 팀들이 거의 대부분 초반에 탈락하며 짐을 쌌다. 2002년 대회에서도 펠레가 우승후보로 꼽은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이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때문에 월드컵 본선 진출팀들은 펠레의 입을 통해 제발 강팀이란 평가를 받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한국의 축구팬들도 펠레가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하자 “제정신이냐”며 해당 방송사를 성토하기도 했다. 펠레가 꼽은 이번 대회 우승후보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반면 조국인 브라질은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아 ‘애국심 아니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다.
8. 아르헨티나- 네덜란드의 승자는?
각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 한번의 실수는 탈락으로 연결된다. 때문에 조별리그 추첨도 중요하다. 월드컵에서는 매번 우승후보 2팀과 다크호스가 한 조에 묶이는 ‘죽음의 조’가 등장한다. 이번 대회에선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포진한 C조가 ‘죽음의 조’로 꼽힌다.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는 2002년에도 ‘죽음의 조’로 불린 F조에서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힘겨운 승부를 벌인 끝에 잉글랜드 스웨덴에 밀려 탈락의 쓴 맛을 봤다. 반 니스텔루이, 코쿠, 로벤 등 호화멤버를 거느린 네덜란드도 강력한 우승후보이다. 이들이 벌이는 조별리그 경기는 이번 월드컵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다.
9.지단, 피구, 칸-그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
‘아트 사커’의 중원 사령관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랑스 대표팀의 지네딘 지단(34)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다. 대표팀 은퇴 뿐 아니라 현역 선수생활까지 접겠다는 뜻을 밝혔다. 98년 프랑스월드컵과 유로2000에서 프랑스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프랑스 축구의 절정기를 이끌었던 그에게 이번 월드컵은 고별무대 성격을 띤다.
지단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34)도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표팀 은퇴를 번복했던 체코의 파벨 네드베드(34)에게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이 될 듯. 2002년 한일월드컵 최우수선수상(골든볼)을 수상한 독일의 ‘거미손’ 올리버 칸(37)도 다음 월드컵을 기약할 수 없는 처지다. 이번 대회에서도 옌스 레만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주며 벤치 멤버로 전락한 상태. 그 외에도 네덜란드의 필립 코쿠(36), 브라질의 카푸(36), 이탈리아의 델 피에로(32), 이란의 알리 다에이(37) 등도 마지막 불꽃을 태울 월드컵 스타들이다.
10 떠오르는 별, 최우수 신인상의 주인공은?
한국의 박주영, 아르헨티나의 신성 리오넬 메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잉글랜드의 테오 왈콧. 세계 축구의 미래를 보고 싶다면 이들의 발끝을 주목하라. FIFA는 이번 대회부터 21세 이하의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신인에게 최우수 신인상을 주기로 했다. 후보는 모두 40명. 7월5일까지 인터넷투표 상위득표자 3명과 자체심사를 거친 3명 등 총 6명을 심사해 7월7일 최종 수상자를 발표한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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