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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고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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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고양이를 부탁해

입력
2006.06.0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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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분 고양이 퇴거 바람의 와중에 한 암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비나 피할 수 있을까 싶게 좁고 열악한 곳에서. 너무너무 예쁜 새끼고양이들이 곰실곰실, 페인트 깡통이랑 파이프 동파 방지 석면 조각이랑 뒹굴며 햇살 속에서 놀고 있었다.

하도 심란해서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새끼고양이를 길러줄 사람을 찾는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놨다고 했다. 고마워하면서도 비밀이 알려질까 걱정을 늘어놓았더니 그 친구는 한 술 더 떠,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해 우리 집 주인이 고양이를 얼마나 박해하는지도 올렸단다.

그건 나를 놀리려고 지어낸 말이길 바란다. 실은 그 암고양이가 고양이 덫에 걸린 걸 내가 풀어줬었다. 그리고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어서 집주인에게 대화를 청해 내 고통스런 심정을 호소했다. 길고양이에 대한 낯섦과 경계심, 그리고 이웃 사람들이 얘기하는 폐해에 대한 집주인의 생각도 들었다.

새끼를 가진 고양이의 존재를 그도 알고 있었다. 새끼고양이가 발견되면 자기네도 한두 마리 키워볼 생각이라고도 했다. 난감한 표정이던 집주인은 일단 뜰에서 덫을 철거했다. 탈 없이 어미고양이로부터 새끼들을 떼어내 안락한 곳에 보낼 방도가 없을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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