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양대 정치세력인 파타당과 하마스가 이스라엘 문제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파타당 고위 관리인 아잠 알 아흐마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내용의 평화협상안에 대해 6일까지 긍정적인 답변을 주지 않을 경우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협상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수반칙령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평화협상안은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돼 있는 파타당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와 하마스 지도자 압델 칼리드 나트크히가 만들어 지난달 초 압바스 수반의 재가를 받아 확정됐다.
팔레스타인 독립국의 영토 범위를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 때 점령한 가자지구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 지역으로 하고 그 전에 점령한 영토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땅으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파타당 소속의 압바스 수반은 지난달 25일 협상안에 합의할 것을 하마스에 1차 요구했었다.
그러나 조직 헌장에 ‘이스라엘 파괴’를 규정해놓고 있는 하마스측은 “팔레스타인 땅 전체가 이슬람 지배를 받아야 한다”며 협상안 자체는 물론 국민투표도 불법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 때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을 완전 반환하는 조건으로 나머지 땅에 대한 수복 투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인들은 협상안에 절대적인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압바스 수반이 국민투표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며 이후 하마스가 투표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압바스 수반이 내각을 해산하고 수반 선거와 새 내각 구성을 위한 총선거를 다시 실시할 가능성도 크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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