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를 ‘악의 축 전문가’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으로 불러요. 이라크에 이어 북한에서 일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죠.”
피에레테 부티 유니세프(UNICEFㆍ국제연합아동기금) 평양주재 대표가 5일 서울대에서 ‘유니세프와 북한에서의 아동 지원활동’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부티 대표는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어린이가 10년 전에는 60%를 넘었지만 이제 37%로 줄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그러나 영양상태 개선과 상수도 시설 확충 등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유니세프가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전세계에서 모금한 액수는 당초 목표치의 38%에 불과한 560만 달러에 그쳤다”며 “순수한 인도적 활동이 북핵문제 등 국제정세 변화와 언론보도의 논조에 따라 좌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티 대표는 베트남 태생의 프랑스인으로 1998∼99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기획ㆍ사업 담당관으로 일했고 2003년부터는 뉴욕 유니세프 본부에서 이라크 긴급구호 사업을 맡았다. 같은 해 9월에는 북한으로 건너가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는 앞으로 북한 내 유니세프의 활동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직원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다른 국제기구와 달리 유니세프는 북한과의 오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10명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아직 북한과 다른 나라간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면 조만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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