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까지 이제 7일. 운명의 결전을 앞둔 시점에서 아드보카트호는 실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기 보다 남은 시간 동안 문제점을 복습할 시간이다.
모의고사를 많이 치른 만큼 정답과 오답이 어느 때보다 명확하다. 아드보카트호는 올해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가장 많은 14번의 A매치를 통해 대표팀의 장단점을 점검했다. 남은 기간 아드보카트호가 체크하고 넘어가야 할 오답노트를 꼼꼼이 체크해 봤다.
▦ 불안한 포백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대표팀에 익숙치 않은 포백 카드를 과감히 택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올해 14번의 A매치에서 무려 11실점(13득점)을 기록해 경기 때마다 수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영표-김진규-최진철-송종국으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의 기본틀은 짜였지만 조직력은 여전히 엉성하다. 4일 밤(한국시간) 열린 가나전에서는 개인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3골이나 내줬다. 특히 3골 모두 포백 수비라인의 실수에서 나왔다는 것이 더 뼈아팠다.
한국에 3-1 대승을 거둔 가나의 라토미르 두이코비치 감독은 경기 직후 “우리 스트라이커들이 잘하기는 했지만 한국팀의 수비진에는 허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개인돌파와 2선에서 침투하는 선수들을 놓치기가 일쑤였다. 양쪽 윙백의 오버래핑시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그 공백을 메워주는 전술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 박지성에 관한 지나친 의존도
히딩크가 “박지성을 막으면 한국을 절반은 이긴거나 마찬가지다”고 한 말을 곱씹어야 한다. 최근 평가전을 보면 박지성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큰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박지성이 출전하지 않은 세네갈(1-1)과 노르웨이전(0-0)과 박지성이 선발 출전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2-0)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가나전에서도 그의 출전으로 전체적인 팀 전력은 향상됐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특유의 활발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고, 미드필드 싸움에서 가나에 밀리면서 패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으로서는 박지성의 결장과 컨디션이 나쁠 경우에 대비, 박주영이나 김두현 등 조커들을 적극 활용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 골 결정력 부재
이동국의 구멍이 여전히 커 보인다. 원톱으로 안정환과 조재진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달 11일 최종엔트리 발표이후 4차례 가진 평가전에서 모두 4골(3실점)을 뽑아 게임당 평균 1골에 그쳤다. 4골 가운데 2골을 공격진에서 뽑았고, 2골은 이을용, 김두현 등 미드필더진이 보탰다. 특히 이동국이 빠진 이후 원톱으로 선발 출전하고 있는 안정환은 단 한 골도 성공하지 못했다.
앙리(프랑스)나 프라이(스위스), 아데바요르(토고) 등 연일 골을 터트리고 있는 상대국들의 스트라이커와 비교해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윙포워드의 이천수와 설기현 등과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 미완성 세트플레이
현대축구에서 프리킥과 코너킥은 제2의 페널티킥으로 불린다. 그만큼 득점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드보카트호는 지난 2월1일 홍콩 칼스버그컵 덴마크전에서 백지훈의 코너킥 때 조재진이 헤딩골을 넣은 이후 9경기 동안 단 한 번도 세트플레이에서 골을 얻지 못했다. 가나전에서 후반 18분 가나의 에시엔이 미드필드 오른쪽 중앙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한국 문전에 있던 문타리가 깔끔한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뽑은 것은 세트플레이의 중요성을 입증한 좋은 예다.
세트플레이에서 골이 없다는 것은 팀 전술이 아직 세부적으로 가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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