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무덤의 벽화 속에서 잠자던 고구려의 춤이 깨어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을 안무했던 무용가 국수호의 신작 ‘고구려’는 고구려 춤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그가 이끄는 디딤무용단이 9, 1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60여 명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10개 장면으로 짠 춤극이다. 고구려의 힘과 정열, 웅장한 기상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삼족오(세 발 달린 까마귀), 청룡ㆍ백호ㆍ주작ㆍ현무의 사신 등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나는 다양한 상징, 고구려를 세운 주몽과 그의 짝이 된 여걸 소서노, 사랑의 시 ‘황조가’를 남긴 유리왕 등 역사 인물이 등장한다. 고구려의 제천의식과 무속신앙, 불교와 도교 의식 춤도 만들어 넣었다.
국수호 씨는 1998년 신라춤 ‘천마총의 비밀’, 1999년 백제춤 ‘그 새벽의 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작품으로 삼국시대 춤 작업을 마무리 한다. 고구려 고분의 벽화 그림 500여 장과 관련 서적을 참조하고, 고구려 고분이 있는 중국 땅을 50회 이상 드나든 끝에 완성했다고 한다. 공연시각 9일 오후 8시, 10일 오후 3시 7시. (02)421-4797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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