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3일 싱가포르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미래 한미동맹과 관련한 현안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주관으로 열린 5차 아시아 안보회의에 참석한 양국 장관은 약 20분간의 회담에서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전시 작통권 환수절차와 일정 등을 담은 로드맵을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전까지 확정할 예정이어서 이날 회담에서는 전시 작통권 환수와 관련한 논의에 이목이 집중됐다.
회담 직전 ‘한미 연합지상 전력의 전시작전통제는 한국군이 맡고 해상ㆍ공중작전권은 미군이 행사한다’는 내용의 전시 작통권 분리방안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국방부는 즉각 “현재까지 어떠한 특정형태의 지휘구조가 검토되거나 합의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양국은 최근 실무협상채널인 ‘안보정책구상(SPI)’회의에서 전시 작통권 환수를 위한 로드맵 초안까지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10월 SCM에서는 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한국측이 군사주권 회복차원에서 전시 작통권의 환수문제를 제기하면서 관련협의를 시작했다. 현재는 한국군과 미군이 통합된 연합전력의 전시 작통권을 주한미군사령관인 한미연합사령관이 행사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한국군이 전시 작통권을 환수한다면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각기 독자적인 전시 작전지휘체계를 갖출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 방안은 한미연합사의 해체로 이어질 수 있어 한미 양측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다.
지상군과 해ㆍ공군의 전시 작통권을 분리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연합군 형태를 유지하되 지휘체계만 지상군과 해ㆍ공군으로 분리함으로써 작전 통제권 환수의 명분을 얻고 연합 전력도 보존한다는 것이다.
지상군의 경우 독자적인 전쟁수행 능력을 갖춰 작전통제권을 환수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해ㆍ공군은 미군없이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상작전권과 해상ㆍ공중작전권을 분리할 경우 통합작전이 불가능해 작전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맹점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전시 작통권을 분리하는 방안이 작통권의 완전환수를 위한 단계적 조치의 하나로 검토될 수는 있지만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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