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월드컵 16강 전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4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이스터로드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슐레이 문타리(우디네세), 마이클 에시엔(첼시)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안정환(뒤스부르크)을 축으로 왼쪽 박주영(서울), 오른쪽 이천수(울산)의 스리톱을 내세웠고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밑에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와 이호(울산)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란히 배치, 정삼각형 미드필드 라인을 구축했다.
포백 수비진에는 왼쪽부터 이영표(토트넘), 김진규(이와타), 김영철(성남), 송종국(수원)이 나섰고 골문은 변함없이 주장 이운재(수원)가 지켰다.
한국은 에시앤, 문타리, 스티븐 아피아(페네르바체), 에릭 아도(아인트호벤) 등 개인기가 뛰어난 미드필더를 앞세운 가나와 초반부터 치열한 중원 다툼을 벌이며 팽팽히 맞섰다.
가나는 전반 16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아피아의 패스를 받은 에시앤이 페널티에어리어 내 오른쪽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이운재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고 한국은 전반 24분 미드필드 중앙의 박지성이 왼쪽 측면의 이영표에게 패스를 내준 뒤 되돌아온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헤딩 슛했지만 수비수 맞고 코너아웃되며 기회를 무산시켰다.
팽팽한 양팀의 균형은 전반 38분 무너졌다. 한국 진영 왼쪽 측면을 돌파한 문타리가 올린 크로스를 김진규가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트래핑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핸들링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고 만 것. 가나는 키커로 나선 아사모아 기엔의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얻었다.
전반을 0-1로 뒤진 한국은 후반전 안정환 대신 조재진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고 후반 5분 상대 미드필드 왼쪽 문전 30m 거리에서 이을용이 날린 벼락 같은 왼발 중거리 슛이 골네트로 빨려 들어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동점골을 넣으며 잠시 경기 주도권을 잡는 듯 했으나 세트 피스 상황에서 수비 허점이 노출되며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18분 우리측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라온 프리킥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문타리가 솟구치며 헤딩슛, 한국의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이후 동점골 사냥을 위해 공세적으로 경기에 임했지만 오히려 개인기가 뛰어난 가나 공격수들의 공간 침투에 수차례 위기를 맞는 불안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후반 36분 에시앤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한국은 이날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했음에도 불구, 개인기가 좋고 체력적으로 우세한 가나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의 공간침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공수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 독일에서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에든버러(스코틀랜드)=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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