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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정치논평] 연속인가? 단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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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정치논평] 연속인가? 단절인가?

입력
2006.06.06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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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민심? 미친 민심?'. 3주 전 이 지면에 썼던 칼럼의 제목이다. 당시 김덕룡, 박성범 의원 등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의 잇따른 공천장사 사태와 최연희, 박계동 의원의 성추행, 성추문 파동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오죽 노무현 정부가 죽을 쑤었으면 그러할까 하는 점에서 민심은 역시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동시에 현재의 민심의 흐름이 비이성적이고 무언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내용이었다.

● '5·31 결과 대선까지 갈까' 양론

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심정은 정확히 그러하다. 한나라당의 압승은 이미 예상한 것이지만 압승의 정도가 너무도 놀라워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인 여론이 얼마나 심각한가에 충격을 받으면서 역시 민심은 무섭고도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아니 실감 정도가 아니라 소름이 끼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 같은 공감이 80%라면 20%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 정도로 한나라당에 싹쓸이를 해준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쨌든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열린우리당은 공중분해의 위기에서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고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이 같은 승기를 대선까지 이어가기 위해 표정관리와 내부기강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핵심적인 쟁점이 되는 것은 다음 대선과의 관계 속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는 문제이다.

이에 대해서는 크게 보아 연속설과 단절설이 있다. 연속설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크게 보아 새로운 현상이 아니고 김대중 정부에 의한 정권교체 이후 지난 8년간 보여준 정치의 흐름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재보궐선거에서 항상 승리한바 이번도 물론 승리의 정도는 훨씬 커졌지만 기본 양상은 과거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혀 다른 게임으로 20~30대 등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은 대선의 경우 두 번 다 한나라당이 패배했고 다음 대선도 그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의 논거가 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인구학적 변화이다.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는 냉전의식과 거리가 먼 젊은 탈냉전세대가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해 가는바 냉전적 노선과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나라당은 대선과 같은 전국 선거에서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단절설의 경우 이번 선거결과는 그간의 선거에서 나타난 흐름과 전혀 다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단순히 과거의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처럼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인 노인층 등의 투표율이 높고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와 견제심리라는 요인 때문에 한나라당이 승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이번 선거는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라는 민주화운동 출신의 자유주의정권, 개혁정권에 대해 국민이 실망을 하고 염증을 내 심판을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 같은 심판의 연장선에서 다음 대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둘 다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후자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분배를 이야기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업적이라는 것이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양극화라는 사실에 지지기반이 되어야 할 서민과 중산층까지 등을 돌리고 만 것이다.

● 여권 변하지 않으면 내일 없어

그리고 선거결과는 노무현 정부의 실정과 잘못된 통치스타일에 대한 반작용 등으로 2002년 대선과 달리 20~30대 젊은 층에 널리 퍼져 있던 반한나라당 정서가 상당히 희석되고 말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분배와 서민을 이야기하면서 최악의 양극화를 가져다준 역설을 해결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 열린우리당과 한국의 자유주의세력에 내일은 없다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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