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추진위 제12차 회의가 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시작됐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5일 경의선ㆍ동해선 남북간 열차 시험운행이 무산된 뒤 열리는 첫 남북대화라는 점 때문에 관심을 모았다. 남측은 이날 전체회의 첫머리부터 북측의 일방적 약속 파기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시험운행 재개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공식적으로는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응했으나, 이 주제와 관련된 논쟁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시험운행 무산 이후 담화나 전통문을 통해 남측을 강하게 비난했던 태도와는 다른 것이다.
특히 일부 북측 관계자는 “우리도 행사를 열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밝혀 군부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북측 대남 라인은 남쪽의 대북 여론 악화로 인한 경제지원 무산도 걱정해야 하지만, 군부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따라서 이 같은 간접적 표현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전체회의에서 남측은 한강하구 골재 채취를 위해 남북 공동사업단을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4월 18차 장관급 회담에서 사업 원칙에 합의한 만큼 이번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자는 얘기다. 한강하구는 북한 군부가 관할하는 최전선인 만큼 이 사업이 진행된다면 군부의 경제마인드 제고와 군사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은 또 함경남도 단천지역 자원개발, 홍수 황사 산불 등 자연재해 공동대응을 위해 경추위 산하에 각각 실무협의회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밖에 임진강 수해방지사업, 동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항공분야 협력 등 양측이 합의했으나, 북측의 미온적인 태도로 진전을 보지 못한 사안에 대한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북측은 ▦신발, 의복, 비누 등 경공업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제공 ▦러시아 극동지역 원목벌채, 석탄채굴사업 공동 진출 ▦인회석정광 공동 개발 ▦비료공장 건설 ▦상업적 방식에 의한 축산협력 등을 요청했다. 북측은 이와 함께 한강하구 골재 채취, 지하자원 공동개발, 수산협력 문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대표단은 6일까지 위원장 및 위원급 접촉을 통해 이견을 조율한 뒤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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