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5ㆍ31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는지 모르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한두 번의 선거 결과가 나라의 흥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국가의 제도와 의식, 문화 수준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각 부처 홍보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홍보 토론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소회를 처음 밝히며 앞으로 부동산 정책 등 참여정부의 개혁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민심을 수용하겠다” “정부 여당의 책임을 인정한다”는 등의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정치적으로 계속 역풍을 맞았지만 결국 대통령이 됐다”며 “역풍을 두려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정계입문 때와 종로 보궐선거 출마 때 순풍을 맞았을 뿐 대선 때도 20일 전까지는 역풍 속에 있었다”고 말해 선거 참패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캐나다의 멀루니 전 총리가 이끌었던 집권 보수당이 부가세 도입 등 개혁정책을 추진하다가 1993년 총선에서 2석으로 추락했다가 12년 만에 다시 집권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혁신의 성과는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나중에 보답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가장 핵심적인 내용들을 모아놓은 것”이라며 “여러 요구들이 있지만 지금 부동산 정책을 깨면 부동산 업자의 승리가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 부동산 정책 수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오보 대응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자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까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어릴 때 ‘방귀질 나자 보리 양식 떨어졌다’라는 속담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말은 일이 손에 익을 만 하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임기 후반기를 맞는 소회도 밝혔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