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심판했당께. 정권 만들어 줬더니 돌아온 게 뭐가 있어. 그래도 믿을 건 민주당뿐이드라고”
2일 오후 3시 광주 남구 사동 광주공원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선거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었다.
2002년 대선에 이어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켰던 호남의 민심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완전히 돌아섰다.
시민 김성곤(54ㆍ광주 서구 치평동)씨는 “대선에서 노무현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총선 때 광주 국회의원 7명 모두를 여당으로 몰아주었는데 이 정권이 광주에 해 준 것이 뭐 있냐”고 반문했다.
택시 운전사 배모(63)씨는 “열린우리당은 밉고 그렇다고 한나라당 찍기에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아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도지사를 열린우리당에 줬지만 전북의 민심도 전남ㆍ광주와 다르지 않다. 자영업자 김형석(41ㆍ전주시 서신동)씨는 “열린우리당과 현 정부에 대한 염증 때문에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전북도지사 선거본부 관계자는 “2, 3일만 선거일이 남았어도 민주당 후보에게 질 뻔했다”며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감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불만과 자만심을 경계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 신안과 무안에서 무소속후보가 기초단체장이 당선된 것이 이를 반증한다.
5ㆍ31지방선거 광주전남연대 서정훈(43)집행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호남의 민심이 여당에게서 멀어졌음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며 “민주당도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언제든지 버림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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