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환율하락 등 대외악재에도 불구 수출이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물량은 느는데 비해 단가는 낮아져 채산성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다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 올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수출은 28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21.1% 증가, 4개월째 두자릿 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수입도 260억5,000만 달러로 23.1% 늘었다. 이는 월별 수출ㆍ입액으로는 사상 최대다. 무역수지는 19억5,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00만 달러 감소했지만 올들어서는 가장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석유제품 및 LCD를 비롯한 액정디바이스의 수출이 각각 45.6%와 111.3%을 폭증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38.3%), 선박(27.9%), 반도체(12.6%) 등도 선전하고 있다. 또 최근 다소 부진했던 자동차(14.5%), 석유화학(13.8%) 등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회복한 점도 영향을 주었다.
수입도 원자재값이 뛰면서 폭증세를 탔다. 원유 64.8%, 액화천연가스(LNG)가 113.5% 늘어나는 등 원자재 수입이 32.4% 증가했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자본재 수입도 18.6% 늘어났다. 특히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 덕분에 외제차 판매가 늘면서 승용차 수입이 111.7%나 급증했다.
산자부 나도성 무역유통심의관은 “대외여건 악화에도 수출이 늘어난 것은 기업들이 환율이 더 하락하기 전에 최대한 수출 물량을 내보내려 한 게 한 몫했다”며 “그러나 수출증가세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꺾일 때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산자부는 수출은 당초의 올해 전망치(3,180억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수입은 유가상승 등으로 전망치(2,950억 달러)을 크게 웃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수입액 증가만큼 축소될 전망이다. 올해 1~5월 무역수지 흑자는 52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5억1,000만 달러가 줄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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