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전세계인의 눈과 귀가 독일로 쏠리고 있다.
# 월드컵선 초라한 빅리그 득점왕들
세계 축구팬들은 우승후보를 예측하며 축제에 빠져들고 있고, 상대국의 전력을 살피며 자국의 2라운드 진출을 가늠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통설에 가까운 상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월드컵에 관해 어렴풋이 듣고 만 알았던 상식 밖의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놓치면 안 될 상식 밖의 월드컵 지식을 알아봤다.
▲죽음의 조에서 탈출하면 우승할 것 같지?
우승 후보들끼리 한조에 포함된 죽음의 조에서 살아 남으면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상식. 4강이나 결승에서 만날 팀을 일찌감치 떨어뜨리고 가는 만큼 우승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 속한 나라는 단 한번도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죽음의 조에서 가까스로 살아나도 결국은 남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됐다.
한일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 등 우승후보가 모두 한 조에 속했지만 예선을 통과한 잉글랜드와 스웨덴은 각각 8강과 16강에 오른 것에 그쳤다.
94년 월드컵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 아일랜드, 노르웨이, 멕시코가 사활을 건 전쟁을 펼쳤지만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98년에는 불가리아, 나이지리아, 스페인, 파라과이가 서바이벌 경쟁을 벌였지만 4강 대진표에서 그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는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코트디부아르로 이뤄진 C조와 이탈리아, 가나. 미국, 체코가 동거를 하게 된 E조. 행여 우승국에 베팅할 ‘타짜’라면 일단 이들은 제외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멕시코 우승후보? NO! 거품이야!
월드컵에서 가장 과대 평가된 팀을 꼽으라면 포르투갈과 스페인, 그리고 멕시코다. 포르투갈은 유럽의 남미로 불리며 강호로 대접 받았고, 스페인은 무적함대라는 과분한 호칭으로 전통의 강호로 불렸다. 멕시코도 북중미의 맹주로 월드컵에서는 항상 다크호스로 꼽혔다. 월드컵 우승후보에서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탈리아와 동급대우를 받으며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다니기 일쑤였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들은 우승 한번 못해 본 한심한 강호들이다. 사실 포르투갈은 역대 월드컵에서 단 3번만 초청됐을 정도로 유럽 축구계의 부진아다. 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처음으로 3위에 오른 후 멕시코월드컵과 한일월드컵에서는 16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스페인은 더욱 놀랍다. 1950년 브라질대회(4강)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단 한번도 4강에 오르지 못한 ‘종이호랑이’다. 멕시코는 자국에서 열린 두 번의 월드컵에서 8강 진출한 것이 유일한 자랑거리.
▲빅리그 득점왕? 그럼 월드컵은 잊어주세요
한일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을 것으로 예상됐던 팀은 바로 프랑스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앙리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득점 1위에 등극한 트레제게의 투톱은 가공할 파괴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1+1=0’였다. 투톱은 조별예선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성공하지 못하며 가장 먼저 집으로 향했다.
당시 스페인의 트리스탄도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으로 당당히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았지만 골과는 인연이 없었다.
역대 월드컵에서 골든슈라 불리는 득점왕은 오히려 빅리그 득점왕에게는 난공불락의 성이었다. 94년의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 98년의 다보르 슈케르(크로아티아), 2002년의 호나우두(브라질)는 빅리그 득점왕과 거리가 먼 선수들이었다.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세리에A 득점왕에 오른 앙리(프랑스)와 루카 토니(이탈리아)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라는 의미다. 올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인 사무엘 에토오는 카메룬을 본선에 올려놓지도 못한 채 일찌감치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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