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 해병대의 하디타 양민 학살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는 와중에 이번에는 아기를 낳기 위해 병원으로 가던 임산부가 미군의 총격으로 태아와 함께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AP 통신은 1일 35세의 임산부 나비하 니사이프 자심이 전날 아기를 낳기 위해 자동차편으로 사마라의 산부인과 병원으로 가던 중 미군의 총격을 받고 숨졌으며, 함께 타고 있던 친척 살리하 모하메드 하산(57)도 사망했다고 전했다.
자동차를 운전한 남동생 칼리드 니사이프 자심은 빨리 가기 위해 속도를 높이던 중 미군이 총격을 가했다며 “신이여, 미국인들에게 복수를 내리소서”라고 외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군측은 문제의 차량이 금지구역으로 들어온 뒤 거듭된 신호에도 불구, 멈추지 않아 사격으로 정지시켰다며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하디타 마을 사건과 관련, 로이터 통신은 숨진 주민들이 당초 노변폭탄에 희생됐다는 미 해병대의 발표와 달리 해병대원들에게 무고하게 살해됐다는 증거가 확보됐다고 31일 보도했다. 통신은 “부검 결과 노변폭탄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총상들이 발견됐다”며 군 수사당국의 잠정 조사결과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군 당국의 첫 조사 때 숨진 주민 대부분이 머리와 가슴 총상 때문에 사망했다는 증명서들이 확보됐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하디타 학살 사건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에 대해 무척 당혹스럽다”면서 “만약 위법 사실이 있으면 처벌이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과 논의했다며 “명예를 존중하고 전쟁규칙을 이해하고 있는 해병대가 누구보다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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