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양모(27ㆍ여)씨. 일명 ‘알통다리’로 치마도 제대로 못 입는 서러움을 견디다 약 3개월 전 종아리 근육 퇴축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꿈처럼 날씬해진 다리 때문에 기뻤던 것은 잠시였다. 조금이라도 걷게 되면 다리가 부어 하루종일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어야 하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 되어서 결국 회사를 휴직했다. 뿐만 아니라 재활을 위해 다닌 병원에서는 하지정맥류라는 판정까지 나왔다.
주부 박모(30)씨 역시 종아리 퇴축술 수술 후 오래 걷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수술 전에는 스키 등 운동을 좋아했던 박씨 다리는 늘 부어 있어 집안일을 하기도 힘들었고 종종 근육통까지 동반됐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종아리근육퇴축술이 보행불편 뿐 아니라 다리에 정맥이 파랗게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아리 퇴축술은 종아리의 일부 신경을 차단함으로써 걷거나 뛰는 데 필요한 근육을 제외하고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근육을 수축시켜 다리를 얇게 하는 미용 성형 수술이다. 신경이 차단된 근육은 자연적으로 수축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근육 제거가 하지정맥류를 유발하고 있다. 정맥의 경우는 동맥과 같은 자체 추진력이 없기 때문에 주변 근육 수축ㆍ이완 운동의 도움을 받아야 순환할 수 있다. 그런데 근육이 제거되다 보니 다리의 정맥 내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맥 내 혈액이 역류되면서 정맥이 팽창해 하지정맥류가 발생, 외견상으로도 파란핏줄이 선명하게 보이게 된다.
길흉부외과 양주민 원장은 “종아리 근육퇴축술은 혈관에 무리가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받아야 한다”며 “수술 후에도 압박스타킹 착용 또는 가벼운 운동을 해줘야 다리 혈액순환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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