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북 헤이룽장(黑龍江)성 닝안(寧安)시 보하이(渤海)진에 있는 옛 발해 수도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 유적에 대한 복원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사업은 헤이룽장성이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 중요 역사유적 보호라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지만 발해사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정치적 색채까지 띠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헤이룽장성은 이번 사업을 성 차원의 법률로 뒷받침하기 위해 ‘당(唐) 발해국 상경용천부 유지(遺址) 보호조례(초안)’을 마련, 다음달 초 소집되는 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심의에 부칠 예정이다.
또 닝안시와 그 상급 행정기관인 무단장(牧丹江)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경용천부 유지 개발’, ‘발해국 상경용천부 유지 공원’, ‘발해국 상경용천부 유지 여유문화개발구’ 등의 명목으로 외국자본 및 중국 내 민간자본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닝안시와 무단장시는 상경용천부 유적을 중심으로 공원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주변 경승지를 묶어 관광 단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해당 지방정부의 관련 문건과 현지 소식통들에 의해 확인됐으나 복원사업의 구체적 내용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채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히 차단된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경용천부는 중경현덕부(中京顯德府ㆍ중국 지린성 허룽), 동경용원부(東京龍原府ㆍ지린성 훈춘), 서경압록부(西京鴨綠府ㆍ지린성 린장), 남경남해부(南京南海府ㆍ함남 북청) 등과 함께 발해(서기 698~926년) 5경(五京) 가운데 하나로 그 규모가 가장 컸던 도읍지였다.
발해 제3대 문왕 대흠무(大欽武)가 755년 중경현덕부에서 이곳으로 천도한 후 잠깐 다른 곳으로 옮긴 기간을 제외하곤 926년 멸망할 때까지 160여년간 발해의 수도였다.
그러나 중국은 발해를 ‘당나라 때 중국 동북지역에 말갈족과 다른 민족이 세운 소수민족 정권’으로 정의하고, 1961년 상경용천부 유적을 제1차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했으며 2002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복원 준비작업을 해왔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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