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나오는 월급, 어느 통장으로 받는게가장 유리할까.’
은행권의 급여이체 통장 대용으로 증권사들이 운영중인 자산관리계좌(CMA)에 최근들어 갖가지 서비스가 더해지면서‘월급쟁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 통장보다 수십 배 높은 금리는 더욱 높아지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수료 면제 범위는 물론,없던 대출기능까지 보완할 태세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CMA의 진화’를 자본시장통합법 출범을 앞둔 은행권과 증권업계의 전초전으로까지 해석하는 분위기다.
현대증권은 29일 현대카드 등 제2금융권과의 연계를 통해 업계 최초로 CMA에 가입하는 고객들의 여신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금리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고객들이 은행에서 받았던 서비스에 비해 부족함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신기능이 없는 증권사는 그동안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외에는 신용대출이 불가능해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를 우회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보겠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앞으로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돼 증권사에 소액결제 기능이 허용되면 월급통장 상당수가 증권업계로 넘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내부의 금리 높이기 경쟁도 한창이다.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의도에서다. 한화증권은 최근 CMA 최저금리를 3.75%에서 3.85%로 상향조정했다. 가입기간 6개월 이상이면 4.3%로 업계 최고 수준. 현대증권이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는 확정금리형 CMA를 선보이면서 최대 4.0%의 금리를 내걸자 금리를 올린 것이다.
은행권은 아직 증권업계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기존의 광범위한 고객층이 쉽사리 동요하지 않으리라 믿는 눈치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월급통장의 평균잔액이 100만원 미만으로 금리 혜택이 미미한데다 여전히 금리보다는 수수료 면제 같은 혜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도 올들어 급여이체 통장 고객에게 자동화기기 시간외 이용 수수료나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해주거나 대폭 할인해주는 예금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업이 점차 대형화하면서 금융사마다 자산을 늘리는 것이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특히 월급통장은 펀드판매, 증권거래, 채권매매 등 대부분 금융거래의 출발점이어서 매력적”이라며 “최근의 월급통장 경쟁은 증권업계와 은행 간 고객 선점 차원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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