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29일 대전과 제주의 선거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 이후 두 지역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선두 후보들을 바짝 추격했지만 지난 주말을 고비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제기한 ‘싹쓸이 경계론’ 등으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29일 퇴원한 박 대표가 대전과 제주 유세에 나서면서 다시 예측불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대전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가 우리당 염홍철 후보를 턱밑까지 쫓아가자 우리당이 지도부를 대거 내려보내 맞불을 놓았고, 이에 박 대표가 퇴원 후 곧바로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양당이 올인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시한(25일) 직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키던 염 후보를 박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따라붙었고, 적극 투표 층 조사에서는 오히려 박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당은 “박 대표 피습사건의 영향력이 줄어들어 다시 격차가 벌어져 10% 포인트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며 “박 대표 유세도 대세에 별반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일이 지나면서 박 대표 동정론이 잦아드는 대신, 우리당의 ‘싹쓸이 경계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당은 30일 김한길 원내대표와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씨를 내려보내 지원유세를 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반대의 논리를 대고 있다. 박 대표 피습사건 이후 최근 역전에 성공했고, 박 대표의 마지막 유세로 승세를 굳힐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후보 캠프에서는 “자체 조사결과 박 대표의 방문 이후 박 후보가 염 후보를 10%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제주 우리당 진철훈 후보가 좀체 지지율 회복을 못하면서 무소속 김태환,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와의 양자 대결로 굳어진지 오래다. 박 대표 피습사건 직후 현 후보가 김 후보를 제친 적도 있으나, 이후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다시 앞서는 등 조사기관과 시점에 따라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김태환 후보측은 “박 대표 피습사건의 후 폭풍이 이미 여론조사에 모두 반영돼 지역기반이 단단한 김 후보가 낙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후보 측은 “우리당 지지층에서 사표(死票) 방지 및 한나라당 경계를 위해 우리 측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30일 예정된 박 대표의 마지막 유세의 파급효과에 대해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박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다시 힘을 받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현명관 후보 측은 “상승 추세가 다소 주춤한 기운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어 승리는 무난하다”고 장담했다. 여기에 “박 대표가 유세에 나서면서 지금의 리드가 더욱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뒤져 있던 대전은 앞서가고 있는데 반해 제주에선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걱정”이라며 “그러나 박 대표의 유세로 분위기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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