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 추천 작업이 29일 마감됐다. 7월10일 퇴임하는 강신욱 이규홍 이강국 손지열 박재윤 대법관의 후임자를 물색하기 위한 예선전이 마무리된 셈이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를 비롯해 참여연대, 법원노조,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사법정의국민연대, 바른사회시민사회 등 여러 단체들이 대법관 후보자들을 공개 또는 비공개로 대법원에 추천했고 일반 국민들도 개별적으로 추천에 참여했다.
예선을 통과한 후보들을 간추려 ‘5강’으로 압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각 단체들이 진보 대 보수, 경력법관 대 외부인사, 사법시험 기수 등 다양한 요소들을 잣대로 경쟁적으로 후보자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 내규에 따라 추천된 후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최소 20명 이상의 후보자가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 후보를 공개한 곳은 참여연대와 법원공무원노조 2곳. 참여연대는 25일 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 전수안 광주지법원장, 유원규 법원도서관장, 윤재윤 이인복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김상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조용환 변호사 등 7명을 추천했다. 이 가운데 윤재윤 이인복 부장판사는 사시 21회로 지난해 11월 임명된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과 동기이며, 김상준 부장판사는 사시 25회로 이들보다 4기수나 아래다. 조 변호사는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 소속이다.
법원노조도 시민단체의 자문을 받아서 양동관 가정법원장, 이우근 행정법원장, 김관재 전주지법원장, 차한성 청주지법원장, 손용근 춘천지법원장, 목영준 법원행정처 차장 등 12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검사출신 채방은 변호사와 2003년 대북송금사건 특검을 맡았던 송두환 전 민변 회장, 양창수 서울대 교수도 포함됐다. 참여연대가 추천한 이홍훈 전수안 법원장과 이인복 부장판사는 또 후보에 올랐다.
참여연대 실행위원인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대법관 제청에서 중시해야 할 것은 출신 직역이 아닌 후보자의 성향”이라며 “이번 제청에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의 인사가 올라 보수 편향의 대법원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변협과 법원 내부에선 서열과 기수를 여전히 중요시하고 있다. 변협은 현직 법원장급 7명, 고등법원 부장판사 4명, 변호사 3명, 교수 1명 등 15명을 후보자로 추천했다. 대상자들은 모두 사시 20회 이상의 고참급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내부에서도 조직 안정을 위해 고참급 경력법관이 적어도 3명 이상 발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차장의 ‘대법관 불패신화’가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역대 행정처 차장 24명 중 18명이 대법관이 됐다. 1993년 이후만 보더라도 차장을 지낸 9명 중 7명이 대법관에 올랐다. 현직 대법관 중 이용훈 대법원장을 비롯해 김황식 양승태 김용담 손지열 대법관이 행정처 차장 출신이다. 목영준 현 차장도 법원 안팎에서 가장 유력한 대법관 후보 가운데 1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법원은 추천된 후보자 명단과 관련 인사자료를 다음달 5일 열리는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 넘겨 심의토록 할 예정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자문위가 추천한 후보들 가운데 5명의 최종 후보를 추려 다음달 9~12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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