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자정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시작했다. 명동성당의 새벽 촛불기도를 시작으로 첫 밤샘 유세를 했다. 피곤할 텐데 오히려 더 활기찬 모습이었다. 측근들은 “강 후보가 시민과의 만남을 즐기고 있다. 시민들의 기(氣)를 흠뻑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 인생 가장 기쁜 순간”이라는 말로 마라톤 유세에 나선 강 후보는 이날 서울 일원 15곳을 도는 일정을 소화했다. 평소 유세 일정의 두 배 이상인 강행군이다. 낮에는 광진구 어린이 공원, 삼성동 코엑스몰, 테크노 마트 등 시민들이 밀집한 장소를 찾았고 밤에는 소방서, 병원을 둘러봤다.
숨가쁜 일정 속에서도 강 후보는 전사(戰士)의 자세 외에도 ‘문학 소녀’같은 모습도 보여 주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새벽 5시께 방문한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을 때 손님들이 거의 보이지 않자 강 후보는 상인들에게 서슴없이 다가가 “장사를 방해해서 죄송하지만 한 표를 부탁한다”며 일일이 손을 잡았다. 그러다 동 틀 무렵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나오면서 강 후보는 느닷없이 하늘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선거운동원들이 보니 새가 날아가고 있어 모두들 다같이 웃었다고 한다.
강 후보는 이날 낮 관악구의 한 복지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자꾸 눈물이 나오고 가족이 보고 싶다”는 기억장애 노인의 하소연을 듣던 도중 눈물도 보였다.
저녁 대학로 유세현장에서는 강 후보는 “정부와 여당이 잘못했지만 한나라당을 찍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당과 후보 분리론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오영식 대변인은 “강 후보의 체력을 많이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시민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고 자평했다. 강 후보측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철인3종 유세’에 대해“선거 끝날 때까지 베끼기만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