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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직순혈주의 이제는 버릴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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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직순혈주의 이제는 버릴 때 됐다

입력
2006.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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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교원자격검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으로써 교장 임용 문호가 조금은 넓어지게 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립 초ㆍ중ㆍ고교 교장의 나이 제한이 사라지고, 공립 중ㆍ고교의 경우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대학 교수나 CEO(최고경영자) 출신 인사가 실업계 특성화 학교나 대안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다.

이런 조치들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주 뒤늦은 것이지만 학교 개혁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직사회의 순혈주의를 깨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교대나 사대 출신 교사자격증 소지자 외에는 교직 진출이 사실상 막혀 있는 현실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직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 의지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교직사회의 다양화가 교장과 같은 관리직에 한해 극소수의 예외를 인정하는 식에 머물러서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일반 교사 직역에도 다양한 분야 출신의 우수 인재들이 진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사 충원 방식을 바꾸어야만 교사 간 경쟁을 촉진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를 아주 잘 하는 어느 재미동포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의 고등학교 영어 교사가 되고자 한다면 가능할까? 현재로서는 공ㆍ사립을 막론하고 불가능하다.

교사자격증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교사는 지식이 많다고 꼭 잘 가르칠 수 있는 직종은 아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로 내려갈수록 어린 학생과 교감하고 잘 가르치는 노하우가 중요하다. 반면 고교 상급반으로 갈수록 해당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강조된다.

교대, 사대 출신자들이 학교 운영의 중추를 이루는 현실과 특수성을 인정하되 다른 분야 출신자들을 과감히 채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본다. 임용 후 교육대학원 과정을 1~3년 간 이수하게 하는 방식 등등을 검토해 볼 수 있겠다. 자격 요건을 엄밀히 규정해 사립학교 등에서 무자격자를 임의로 채용하는 등의 부작용을 막을 장치를 마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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