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하던 경상수지가 4월 들어 9년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3개월째 적자의 늪에 빠졌다. 특히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대외여건이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는 데다 국내 투자와 내수마저 부진한 상황이어서 자칫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2006년 4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서 지난달 경상수지가 15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97년 4월(16억2,000만 달러) 이후 최대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2월 7억8,000만달러, 3월 4억3,000만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8,9,10월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되고 대외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소득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원유 수입액(42억3,000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5%나 늘어나 원자재 수입액 증가를 주도했다.
한은은 “4월까지는 대외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한 적자규모가 컸지만 5월부터는 매달 10억 달러 내외의 흑자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쌓인 적자 규모만 해도 30억 달러에 가까워 지난해 말 정부의 연간 전망치 160억 달러는 물 건너간 상황”이라며 “국내외 경제여건이 빡빡한 데다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 등 대형 변수도 많은 만큼 경제운용에 차질을 빚을 경우 올해 전체 경상수지가 마이너스로 마감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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