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타깃은 스위스다.
아드보카트호가 두 번째 시험대에 오른다. 세네갈전에서 가상 토고전을 치른 태극전사들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FIFA랭킹 63위)를 상대로 국내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체격이 좋고 조직력이 뛰어난 스위스전을 대비한 리허설이다. 아드보카트호는 두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한다. 미드필드에서 압박을 앞세운 경기 지배력을 살리는 동시에 승리를 따내 국민들에게 “우리는 여전히 강팀”이라는 것을 실력으로 확인시켜야 한다.
힘을 바탕으로 한 전통유럽 축구를 구사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하지만 태극 전사들에게는 세네갈전에서 드러난 2%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승리를 따내 가벼운 마음으로 스코틀랜드행 비행기를 타겠다는 각오가 묻어난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중원을 장악하라!
승부의 관건이다. ‘키플레이어’ 박지성과 ‘투르크 전사’ 이을용 등 유럽파들이 중원에 대거 포진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강조한 미드필드 장악을 앞세운 공격축구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박지성은 선발출전은 불투명하지만 교체출전은 가능하고, 이을용은 선발출전이 유력한 상황. 일단 미드필드진을 공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들의 플레이가 살아난다면 전방의 스리톱은 활동 폭을 넓히며 득점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
포백의 완성도를 높여라!
실험 중인 포백수비가 얼마나 안정을 찾아 가느냐는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일단 베테랑 이영표가 왼쪽 윙백에 서고 조원희가 부상회복중인 송종국 대신 나선다. 중앙 수비수는 김진규-최진철의 신구 콤비가 축이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최진철 대신 김영철이 출격대기를 하고 있다.
세네갈전에서 실망을 안겨 준 포백이 베테랑 이영표의 가세로 얼마나 안정될 지가 관건. 또 이들과 앞선에 선 수비형 미드필더가 협력수비를 매끄럽게 해 공격을 잘라주는 것도 중요하다. 중앙 수비수들은 상대 장신 공격수들의 고공플레이를 차단하는 역할을 부여 받았다.
3골 징크스를 날려라!
승리 하기위해서는 역시 골이 터져야 한다. 하지만 이제까지 태극 전사들의 득점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드보카트호 출범이후 A매치에서 3골 이상을 터트린 적이 없다. 최전방 공격수들의 파괴력이 미덥지 못했다는 의미다. 최전방에 설 안정환과 조재진의 발과 머리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들의 뒤에서 ‘섀도우 스트라이크’ 역할을 할 김두현과 박지성의 발 끝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 보스니아팀
# '무적함대'와 두번 비긴 동유럽 강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63위로 한국(29위)보다 한참 아래이다. 그러나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두 번 대결해 모두 1-1로 비겼을 정도로 만만찮은 전력을 갖춘 동유럽의 강호다.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 소속으로 1992년 3월에 분리 독립했다.
한국에게 보스니아전은 가상 스위스전이다. 스위스의 평균 신장은 183.2cm로 월드컵 G조 중에서 가장 크다. 24일 입국한 보스니아 대표팀 역시 21명 중 무려 17명이 180cm가 넘는 장신 군단이다. 특히 수비 라인은 대부분 185cm가 넘는다. 예선 3위(4승4무2패)로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유럽 축구의 면역력을 키우려는 아시아 팀들의 스파링 상대로 인기 상한가를 기록 중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월드컵에서 맞붙을 유럽 팀에 대비한 평가전 상대로 보스니아를 택했다.
월드컵 예선에서 팀의 12골 중 5골을 혼자 몰아 넣은 엘비르 보리치와 2골을 기록한 하산 살리하미드지치가 이번 경기에 빠지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유럽 예선에서 뛰었던 즐라탄 바이라모비치(샬케04)와 안정환의 동료인 이바카 그릴리치(뒤스부르크)를 비롯해 세르게이 바르바레즈(함부르크), 즈브제즈단 미시모비치(보쿰) 등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4명이 포함돼 결코 호락하게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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