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정부의 부동산 버블론을 일축하고 나섰다. 또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경기가 급격히 침체돼 4분기에는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발표한 ‘2006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는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 없이 안정세를 보이며,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강남과 서초, 송파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의 집값이 곧 급락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다.
연구소는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은 투기요인보다 공급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2004년 102.2%)이 선진국 수준(110~115%)에 미치지 못하고, 서울지역의 주택공급은 2002년 16만호에서 2004년과 2005년 각각 5만8,000호와 5만2,000호로 크게 감소한 게 집값을 끌어올린 주요인이라는 것이다.
연구소는 이어 하반기 이후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순영 경제동향실장은 “한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2분기 이후 원화 강세(환율 하락)와 고유가 등의 리스크가 커져 하반기에는 성장 모멘텀의 약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3분기와 4분기 경제성장률을 각각 4.5%와 3.7%로 추정하고, 하반기 전체 성장률은 4.0%로 예상했다. 또 상반기(5.7% 성장)를 합한 올해 전체 성장률은 정부의 성장률 목표(5.0%)에 미치지 못하는 4.8%로 추정했다.
또 고유가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가 소득의 실질구매력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존 4.9%였던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 역시 4.3%로 하향 조정했다. 환율과 고유가 부담으로 수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인 9.1%로 낮아지는 반면, 수입은 13.9% 늘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23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소는 하반기 거시경제 정책의 초점을 ‘경기 회복세 둔화를 막고 고유가와 환율 등 위험요인을 줄이는데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실장은 “경기 회복세 약화가 우려되는 하반기에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하며, 금리정책도 과잉 유동성 흡수를 위해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되 급격한 금리인상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 수출기업에 대한 환위험 관리 지원과 비축유 확보, 유류세 인하 검토 등도 유가 및 환율 위험 대비책으로 제시됐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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