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최고 수사 부서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여성 수사관이 배치됐다. 1981년 대검 중수부 설치 이후 여성이 배치된 것은 수사관과 검사를 포함해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은 25일 공적자금 비리 합동단속반에서 근무하던 박민자(36) 수사관을 중수1과에 배치, 곧 정식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수사관은 5월초 실시된 중수1과 여성 수사관 공개 모집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발탁됐다.
박 수사관은 현대ㆍ기아차그룹 비자금 사건과 금융 브로커 김재록씨 사건 등에 투입된다. 박 수사관의 남편도 현재 서울서부지검에서 진행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수사에 참여하고 있는 ‘부부 수사관’이다.
91년 10월 검찰 수사관으로 임용된 박 수사관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인천지검 강력부, 대검 공적자금 비리 합동단속반 등 대형사건 수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인천지검 강력부에 근무할 때인 2000~01년에는 판결문 위조 토지사기단, 교통사고 은폐 경찰관, 유흥주점 조세 포탈, 조직폭력배 투견도박단 사건 등 굵직한 사건 수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3년 7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로 옮긴 뒤에는 굿모닝시티 사건,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 등 특수수사 분야의 경험도 축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중수부 수사는 자료 분석과 내사를 장기간 해야 하고 쟁점사항을 꼼꼼히 정리할 필요성이 있는데 박 수사관은 이런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 수사관은 “여성의 장점인 부드러움과 치밀함, 꼼꼼함, 끈기 등을 살려 기업 회계비리 수사, 불법비자금 수사 등에서 전문성을 기르고 싶다”고 말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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