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불안하다.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 포백 수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포백 수비는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포메이션. 4년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시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하지만 포백은 미드필드진의 공격력을 배가하기 위해 반드시 완성해야 할 과제다. 양쪽 윙백의 오버래핑(공격가담)을 원활히 하고 미드필드진을 강화해 공격력을 배가시키는 이 전략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세네갈전을 통해 대표팀 포백의 실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윙백은 상대 사이드어태커에게 번번히 뚫렸고, 협력수비를 하러 가던 선수의 자리는 텅 빈 채 남겨졌다. 중앙 수비수들은 2선에서 침투하는 선수를 전혀 압박하지 못했다. 오버래핑은 후반 조원희가 들어가면서 살아났을 뿐 전반 내내 위축됐다.
윙백의 대인방어 능력
초반 고전한 것은 상대 사이드 어태커들의 개인기를 막지 못했기 때문. 특히 오른쪽의 송종국은 번번히 1대1 개인돌파에 이은 크로스패스를 허용했고, 옆에 있던 최진철은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자리를 옮겨 다니다 공간을 내줬다.
대인방어 능력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4명이 일자로 서는 포백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상대 압박이 예상보다 강하자 백패스를 남발했고, 가로채기를 당해 위험한 찬스를 내줄 뻔했다.
반대편에 선 김진규와 김동진은 공보다는 사람을 쫓아다니기 바빠 2선에서 침투해 들어오는 미드필더들을 놓쳐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세네갈은 이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며 페널티지역 중앙지점에서 마음껏 중거리 슛을 쏴댔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포백간의 협력수비 부재
포백이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는 앞선에 선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상대 공격수를 압박하는 것이 필수. 이른바 ‘더블 볼란테’로 불리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1선에서 막아주고 이것이 뚫렸을 때 포백이 밀고 올라와 공격을 끊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세네갈전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포백 수비수들은 자리만 잡은 채 대인방어에 주력해 후방에서 돌아들어와 쇄도하는 공격수를 놓치고 말았다. 무늬만 포백이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이 빗어진 것은 이를 조율해 줄 수비의 리더가 없었기 때문.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진철이 그 역할을 해 주길 바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험이 풍부한 이영표가 빠진데다 더블볼란테에 이을용과 김남일등 베테랑이 빠진 것도 요인이었다.
# ▲포백(4-Back)이란
=4명의 수비수들을 배치한 수비 포메이션이다. 수비수 2명과 좌우 측면 수비수를 배치하는데, 좌우 측면 수비수는 공격과 수비에 모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미드필더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은 미드필더 숫자를 늘여 중원을 장악하기 위해 종전에 사용하던 스리백(3-Back) 시스템 대신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손재언 기자 china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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