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파의 외국인 폭행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월드컵 기간 중 독일 현지 교민과 한국 원정 응원단에 주의가 요망된다.
24일 외교통상부와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2일 독일 막데부르크에서 한국인 남자 유학생(31)이 외국인 혐오 욕설을 하는 독일 청년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같은 날 도르트문트에서 일본인과 브라질인, 21일 라이프치히에서 이란과 앙골라인, 18일 뮌헨에서 일본인과 크로아티아인, 12일 카이저스 라우테른에서 일본인과 오스트리아인도 폭행 당했다.
5월에는 베를린에서 터키계 시의원이 극우파 청년들로부터, 4월 포츠담에선 에티오피아계 독일인이 독일 젊은이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현재 혼수상태다.
외국인 폭력을 일삼고 있는 독일 극우파 젊은이들은 인종주의와 네오 나치즘을 표방하며 구 동독 지역을 본거지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당국은 네오 나치의 숫자가 지난 한 해 동안 3,800명에서 4,10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킨헤드 등 비조직적인 극우파 숫자도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의 범죄 행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전국에서 958건의 극우파 관련 폭력범죄가 발생해 전년(776건)보다 23% 증가했다. 통독 이후부터 따지면 150여명의 외국인이 외국인 혐오 범죄로 희생됐다.
이에 따라 다음달 9일부터 열리는 월드컵 기간에도 이들의 폭력이 우려되고 있다. 독일 헌법보호청은 “극우파가 이번 월드컵을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세력을 확장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극우파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베를린에서 대규모 시위도 예정하고 있으며, 1만여명의 훌리건 가운데 500여명의 극우파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돼 독일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부와 국정원은 월드컵 기간 중 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라이프치히와 하노버에 임시 영사사무소를 설치하고 정부합동 대테러 전문가 팀을 현지에 파견, 독일 당국과 합동으로 한국 선수단 및 응원단 보호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외교부는 “주독 한국 대사관이나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안전 수칙과 비상시 행동요령 등을 알릴 예정”이라며 “독일에 갈 경우 현지 공관에 설치될 예정인 ‘대테러ㆍ안전 상황실’에 비상연락망 등을 미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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