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자대국에서 이젠 전자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허기열 삼성전자 중국본사 부사장은 24일 “중국 가전 업체들은 주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해왔지만 최근에는 브랜드의 위상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과 디자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중국 베이징국제과학기술산업박람회(CHITEC) 현장에서 만난 허 부사장은 “중국 가전 및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이미 범용 전자 기술에선 선진 업체들과 큰 차이가 없다”며 “막대한 생산량을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과 현지 업체들에 대한 중국인의 애착 등을 감안하면 중국 업체들이 세계적인 가전ㆍIT 강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 방식 등을 답습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술 방식을 고집, 장기적으로는 세계 기술 표준까지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 가전 부문에 강점을 지닌 하이얼이 최근 TV 부문으로 ▦TV 부문에 강한 하이센스가 에어컨 부문으로 ▦TV와 오디오 부문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TCL이 휴대폰 부문으로 각각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부사장이 위기감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일본 업체들까지 무한 경쟁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한발자국 물러나 있던 일본이 중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만들겠다며 적극 진출하고 있다”며 “파나소닉이 선두에 있고 소니, 히타치, 도시바 등이 뒤따르며 주도권 싸움을 벌여 가격 인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그러나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그는 삼성전자의 위상과 전략에 대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통해 차별화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우위를 가질 수 있는 고품질ㆍ고가의 제품만 생산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 시키겠다”고 답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LCD TV는 소니보다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그는 “1~3월 LCD와 PDP TV의 시장점유율이 8.7%를 차지, 하이센스(1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며 “최근 ‘보르도’ LCD TV의 수요가 폭증, 3분기엔 1위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중국인의 가슴속에 자리잡은 삼성전자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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