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올인!"
한나라당이 대전시장 선거에 유난히 집착하고 있다. 대전은 지난 주말 박근혜 대표의 피습 이후 한나라당 지지율이 급상승, 최대 접전지로 떠오른 곳.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가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와의 격차를 10%포인트 대로 좁히며 추격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극적 역전승을 이끌어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전에 올인하는 배경에는 지방선거 완승, 내년 대선을 앞둔 중원(中原) 장악이라는 전략적 목표도 있지만,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에 대한 감정적 앙금도 깔려 있다. 염 후보가 자신을 시장으로 만들어준 한나라당을 탈당한데 대한 배신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박 대표가 누굴 미워하지 않는 성품인데 염 후보에 대해선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기류가 반영된 듯 이재오 원내대표는 23일 밤과 24일 오전 대전에서 소집한 선대위 회의에서 “염 후보는 한나라당을 하루아침에 배신하고 다른 당에 가서 온갖 감언이설로 대전시민을 속이고 있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더 나아가 24일 아예 중앙당 선대위의 베이스캠프를 대전의 박 후보 사무실에 차렸다. 이 원내대표가 상주하며 대전 선거를 지휘하고 대중적 인기가 높은 원희룡, 전여옥, 박찬숙 의원 등이 골목골목을 누빌 계획이다.
하지만 박 대표의 공백이 큰 게 사실이다. 현지 선거캠프에선 “박 대표가 한 번만 오면…”이라는 기대가 크고, 실제 박 대표가 다친 몸을 이끌고 대전을 찾아 ‘무언의 유세’를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박 대표측과 당 지도부는 “현재 몸 상태로는 무리이고, 정치적 쇼로 비칠 우려가 있어 대전 방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세브란스 병원의 박창일 원장도 “주말 퇴원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이후에도 지방 유세는 자제하도록 권유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대신 박 대표가 대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서신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24일에도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항상 마음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다”는 친필 서한(사진)을 당원들에게 보냈다. 한 당직자는 “퇴원 날짜도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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