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에 한국이 고전했던 원인은 포백으로 예상했던 세네갈이 스리백으로 나오면서 당황한 이유가 컸다. 세네갈은 스리백을 쓰면서 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쪽에 치중했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중앙 공격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천수와 설기현의 측면 공격이 좋았지만 중앙으로 연결된 크로스는 안정환이 상대 수비에 묶이면서 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세네갈은 역습 찬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투톱에 양쪽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5명이 한꺼번에 움직이자 한국의 포백 라인이 부담을 느꼈다. 특히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한 송종국이 스피드와 몸싸움에서 밀리면서 한쪽 축이 무너졌고, 수비가 와해돼 큰 위기를 맞았다.
전반에 비해 후반에는 송종국 대신 조원희가 투입되며 상대의 왼쪽 공격을 차단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미드필드쪽에선 백지훈 이호 김두현 등이 중앙에서 빠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해, 전방으로의 패스가 원활하게 연결되지 못하는 등 우위를 점할 수 없었다.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은 안정환의 골과 김두현의 선제골은 측면에서 공간이 생겼을 때 볼을 지체하지 않고, 빠르게 원터치 패스로 연결했기 때문에 득점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가 포백인데 반해 세네갈은 스리백으로 나서 엄밀하게 오늘 평가전은 ‘가상 토고’를 상대로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특히 미드필드에서의 볼 처리 지연과 전방으로의 볼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