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본격적인 월드컵 리허설에 나섰다.
독일월드컵을 17일 앞두고 4차례 평가전을 가지며 본선무대를 향한 힘찬 출발을 했다. 23일 세네갈과의 경기는 필승 상대인 토고 전을 대비한 실전훈련.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를 갖춘 선수들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결과는 1-1로 아쉬운 무승부. 세네갈전을 통해 통해 나타난 문제점과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Q : 이호, 백지훈, 김진규 등 ??은 선수들이 스타팅으로 나왔는데
A: 평가전임을 감안한 선수 기용이다. 승패보다는 가능성 있는 선수에게 기회를 줘서 월드컵 전에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의도다. 주전들이 불의의 부상이라도 당해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들도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팀은 주전과 비주전과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해왔다. 그 장점을 실전에서 확인하겠다는 의지. 또 미드필드에 젊은 피를 대거 기용해 상대를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전략이기도 했다.
Q : 박지성과 이영표, 이을용 등 해외파 선수들이 스타팅으로 나오지 않은 이유는.
A : 선수보호차원에서 배려한 것이다. 해외파들의 몸은 아직 경기를 풀로 소화할 만큼 만들어지지 않아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소집직전까지 리그에서 뛴 후 곧바로 귀국해 힘든 훈련을 소화해와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았다.
반면 리그에서 많이 뛰지 않은 안정환과 설기현은 선발로 나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주전들의 몸이 완벽하지 않으면 경기에 내보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엔트리에 빠진 박지성은 이날 40분간 개인훈련을 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고, 김남일은 허리부상 때문에 공을 만지지도 못했다.
Q : 포백 수비는 어땠나.
A : 이날의 가장 큰 관심은 수비였다. 4명이 일자로 선 채 얼마나 호흡을 맞추느냐와 중앙에서 협력수비,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이 관건이다.
하지만 아직은 미완성이었다. 포백수비의 중심 축인 최진철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전반 1분 백패스를 하다 결정적인 찬스를 허용할 뻔 했고 전반 17분에도 사이드 돌파를 하던 상대선수를 송종국과 막으려 했지만 실패해 골에어리어 안에서 결정적인 슛 찬스를 내줬다.
나머지 선수들도 개인기를 앞세운 중앙 돌파에 허점을 보이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2선에서 침투하는 선수에게도 수비 망이 쉽게 뚫리는 약점을 보였다. 후반 30분 은디아예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것도 중앙에서 공격수를 놓쳤기 때문이다.
Q : 후반 조원희와 박주영, 정경호가 투입되며 공격의 활기를 띤 이유는.
A: 공격의 스피드가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세 명 모두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면서 공격적인 선수들이다. 조원희는 윙백이면서도 상대진영 깊숙히 침투해 활력을 불어넣었고, 정경호는 저돌적인 공격으로 활로를 뚫었다.
미드필드진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전체적으로 공격라인이 살아났다. 특히 정경호와 박주영의 패스에 이어 2선에서 침투하던 김두현이 마무리한 과정은 토고전에서 보여줘야 할 필승 공격 루트다.
상암=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 양팀 감독 말
▲딕 아드보카트 감독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
아직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고 소집 훈련을 시작한 지 9일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 세네갈이 그라운드 전체에 걸쳐 맨투맨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쳐 우리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를 했다.
양팀 모두에게 많은 득점 찬스가 있었다. 수비에서 실수가 반복되고 있는데 수비수의 실수라기 보다는 팀 전체 수비력의 문제라고 본다. 앞으로 남은 훈련 기간 동안 이런 실수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후반 5분 안정환의 득점을 오프사이드 판정한 것은 심판의 실수다. 선수들이 이로 인해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았는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것도 배울 필요가 있다.
세네갈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굉장히 강했는데 우리 선수들의 체력 수준에는 만족한다.
세네갈은 토고보다 개인 역량에서 앞서는 팀이다. 이런 팀을 상대로 우리는 베스트 플레이어 3명이 벤치에 있었고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출전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 오늘 같은 경기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알데예르 사르 세네갈 대표팀 감독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 체력, 기술적으로 수준 높은 경기였고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이 월드컵에 대비해 잘 준비하고 있음을 알았다. 좋은 경험이었다.
한국은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다. 기술적으로는 상당히 공수에서 균형이 잘 잡혔다. 측면에서의 크로스, 수비력 등이 뛰어난 팀이다. 그러나 기복이 심하고 골결정력에도 문제가 있다. 전체적으로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느낌이다.
월드컵 예선에서 맞붙었던 토고는 우리에게 익숙한 팀이다. 한국과 비교하자면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스피드가 좋고 공수전환이 빠르고 조직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토고는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하고 공수 전환이 느리다. 토고에 아데바요르 같은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있지만 한국의 안정환과 박지성, 박주영도 개인기술이 매우 뛰어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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