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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중소기업 GO! 승승경제/ (중) 경제 선순환을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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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중소기업 GO! 승승경제/ (중) 경제 선순환을 만드는 힘

입력
2006.05.2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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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돕는 상생의 힘이면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른 것과 같은 신화를 제조업에서도 얼마든지 재현할 수 있습니다.”

경기 동두천시 상봉암동에 자리한 광학기구 제조업체 세코닉스 직원들은 월드컵을 맞는 감회가 남 다르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당시 대형 프로젝션TV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엔 세코닉스 임직원의 애국심과 대ㆍ중ㆍ소 기업 상생과 협력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션TV의 핵심 부품인 광학렌즈는 2001년 이전까진 일본과 미국업체들이 독차지해왔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 바로 세코닉스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세코닉스의 도전을 높이 샀고, 자금 및 전문기술을 적극 지원했다. 세코닉스는 결국 2002년 국산 프로젝션TV용 광학렌즈 개발에 성공했다. 마침 우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르며 대박을 맞았다. 국가 경제적으로도 600억달러의 수입 대체 효과를 봤다.

세코닉스와 삼성전자의 승승경제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렇게 개발된 세코닉스의 국산 광학렌즈는 결정적 한계가 있었다. 미국의 3MPO라는 광학회사가 세코닉스의 광학렌즈 제조법 가운데 컬러 염색 방법에 대한 특허 (US5055922)를 갖고 있었던 것. 우리나라에는 다행히 이 특허가 등록되지 않은 상태여서 문제가 없지만 수출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삼성전자와 세코닉스는 다시 힘을 합쳤고 뜻밖에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아냈다. 삼성전자가 이미 3MPO의 특허를 피해갈 수 있는 다른 특허권을 갖고 있었던 것. 3MPO가 렌즈 전체를 염색하는 방식이라면 삼성전자의 방식은 렌즈 표면을 얇게 코팅, 똑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었다. 삼성전자에선 쓸 일이 없어 잠자고 있던 특허다.

그러나 상생은 결국 삼성전자와 세코닉스 모두에게 승승을 갖다 줬다. 삼성전자는 시장을 세계로 넓힐 수 있었고 세코닉스도 월 10억원이었던 매출을 30억원으로 3배나 늘릴 수 있었다.

하이닉스반도체와 주성엔지니어링의 원자층 증착(ALDㆍAtomic Layer Deposition) 장비 공동개발 사례도 대ㆍ중소기업 상생이 우리 경제에 어떤 긍정적 힘을 끼칠 수 있는 지 잘 보여준다. 원자층 증착은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미세한 원자층을 직접 쌓는 기술로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최첨단 공정.

이 때문에 이 장비는 미국과 일본계 회사가 세계 시장을 독점해 왔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중소협력사인 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이 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협력, 2004년 4월 200㎜ 웨이퍼 양산 라인에서 첫 국산 원자층 증착 장비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닉스로선 고가 장비의 수입대체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와 보다 높은 성능의 장비가 절실했던 시기였다. 결국 하이닉스는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통해서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었던 셈이다. 주성엔지니어링도 하이닉스를 통해 확실한 검증을 마친 덕에 현재 ALD장비를 아시아 및 유럽, 미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이닉스와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엔 경쟁사에 비해 생산성이 3배 가량 높은 300㎜ALD 장비 개발에도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의 경우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어 대기업이 아무리 설비 투자를 늘려도 국내 경제엔 별다른 영향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상생을 통해서 수입 부품이나 설비 등의 국산화가 이뤄지면 대기업의 투자액이 국내에 풀리게 돼 경제가 선순환 구조로 바뀌게 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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