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노래로 하나가 됐다. 19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예술관 대극장에서 이 대학 국제학부 주최로 ‘코마다(コダマㆍ메아리) 한일 대학생 가요제’가 열렸다. 독도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경색돼 있지만, 노래에 열광하는 젊은 마음에는 국경이 없었다.
“한국과 일본의 대학생들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서로의 노래를 많이 부르다 보면 마음 속의 벽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한국 댄스그룹 ‘슈가’의 ‘하트풀(Heartful)’을 부른 스즈키 사야카(鈴木明夏ㆍ훼리스여자대 일본문학과 3년)양은 “평소 와보고 싶었던 한국에서 노래하게 돼서 기쁘다”며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인기그룹 ‘모닝구무스메’를 패러디한 그룹 ‘이브닝구무스메’를 만들어 출전한 경신영(중앙대 일어일문학과 2년)양은 “노래방에서만 부르던 일본 노래를 공개된 장소에서 하게 돼 새로운 느낌이 든다”며 무대에 올라 모닝구무스메의 히트곡 ‘러브머신’을 불렀다.
같은 팀의 김민정양은 “오늘 데뷔를 위해 맹연습을 거듭했다”며 “꼭 1등 해서 일본에 가서도 순회공연을 갖고 싶다”고 장난기 가득한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남기정 교수(국제학부)는 “양국간 정치적 불신감이 젊은이들의 교류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문화적 교류가 확대되면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인식의 틀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 주한 일본대사는 “코마다라는 말뜻 대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양국간 우호증진이라는 메아리가 돼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시마 대사는 “코마다는 ‘작은 구슬’을 뜻하기도 한다”며 “일본에서 작은 구슬은 대학생을 의미하는데, 이들이 큰 구슬이 될 때면 양국간의 묵은 갈등도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2일 예선에 이은 이날 본선에서는 한국 9개 팀과 일본 3개 팀이 참가했다. 우승은 일본 가수 미샤의 노래 'everthing'을 부른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4학년 임호진·김소라 팀이 차지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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