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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윤리경영은 위기탈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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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윤리경영은 위기탈출용?

입력
2006.05.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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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이 존경하는 기업 만들기, 윤리 경영

로버트 하틀리 지음ㆍe매니지먼트㈜ 옮김 / 21세기북스 발행ㆍ3만8,000원

▲ 기업은 왜 사회적 책임에 주목하는가

데이비드 보겔 지음ㆍ 김민주 김선희 옮김 / 거름 발행ㆍ1만7,000원

‘오너 일가 일괄 퇴진’, ‘거액의 사재 사회 헌납’, ‘느닷없는 사회 봉사 활동 강화’. 비자금 조성, 불법 대선 자금 제공 등 탈ㆍ편법을 저지른 뒤 우리 대기업들이 지난 해부터 내놓은 위기 탈출용 ‘사후 약방문’들은 대강 그렇다. 모자란다 싶으면 회장이 직접 나서서 연탄을 나르거나 과자도 굽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윤리 경영이 시대적 요구임에도 불구, 아직 우리 기업의 수준은 그 정도다. 적어도 눈에 보이는 부분은 뒤늦게 고개 숙이고, 돈으로 막고, 몸으로 때우려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캘리포니아대 하스경영대학원에서 비즈니스 윤리학을 가르치는 데이비드 보겔은 ‘기업은 왜 사회적 책임에 주목하는가’을 통해 1920년대 생산 ,30년대 인사, 50년대 이후 마케팅 등으로 중심축이 변천한 데 이어 2000년대 들어서는 그것이 사회적 책임쪽으로 경영학의 강조점이 바뀌었다고 진단한다.

물론 경영이란 것이 ▦기업의 미래이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 ▦이익을 유지하면서 (사회의)도덕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설계한 사실 감추기 용 강령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수익 창출에서 벗어나게 해 결국‘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매우 위험한 것’이라는 등 그를 둘러싼 견해가 대립되는 것이 현실이긴 하다.

그러나 저자의 결론은 단호하다. 그는 “도덕성으로 인해 이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책임 활동은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이 기업에 이익인지 손해인지는 회사마다 상황마다 다르다는 현실 논리에도 불구, 그를 무시하고는 기업 경쟁력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점은 명백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강력한 공공 부분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기본적으론 시민의 규제, 시장의 규제에 방점을 찍는다. 동시에 그 대목에서 특정 사실을 강조한 나머지, 다소 균형을 잃은 듯한 관점도 엿보인다. 예를 들어 “베트남이 엄격한 노동 기준을 가지고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것이 없었더라도 ‘나이키’ 덕분에 일부 노동자들은 위험에 노출되는 비율이 훨씬 적어졌다”는 식이다. 그럼 나이키는 이른바 ‘땀공장’(sweatshops)을 운영한 냉혹한 착취자인 것일까. 이런 의문에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하는 책이 ‘고객이 존경하는 기업 만들기, 윤리경영’이다.

저자 클리블랜드주립대 경영대 명예교수 로버트 하틀리는 나이키의 사례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윤리적 행동’으로 범주화했다. 대규모 회계 부정을 저지른 월드컴, 제3 세계에 비위생적 이유식을 판 네슬레의 경우처럼 노골적 윤리 위반으로 보기는 다소 미흡하다는 얘기인데, 저자는 딱히 왜 그런지 이유를 밝히지는 않는다.

제너럴 다이내믹스, 포드, 월마트 등 21개 거대 기업의 기업 윤리 논란 이슈를 발생에서 전개까 꼼꼼히 소개하는 이 책은 독자들의 생각을 자극해 토론의 장을 유도하는 역할로는 제격이다. 기업 윤리에 관한 케이스 스터디 책으로서, 기업이나 대학에서 세미나 교재로 활용된다면 책의 효용성이 십분 증가할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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