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께 본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진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론스타 수사나 외환은행 매각 적절성 논란 얘기가 아니다. 두 은행 내의 반대와 갈등이 만만찮다.
매각반대를 내세우고 외환은행 노조는 17일로 3일째 리처드 웨커 행장의 본점 사무실 출입을 막고 있다. 웨커 행장은 이날도 오전8시30분께 출근을 시도했으나 소식을 듣고 달려온 노조원들에게 가로막혔다.
웨커 행장은 미리 준비한 돗자리를 깔고 앉은 채 노조원들에게 대화를 요구했으나 노조가 “매각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을 거부하면서 즉석에서 대화하자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해 결국 20분 만에 자리를 뜨고 말았다.
최근 웨커 행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부서장 및 지점장급 간부 550여 명은 이날 외환은행 독자생존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은행에 사표를 내겠다는 내용의 사직의향서를 모았다. 부ㆍ점장들은 검찰수사 결과 론스타의 불법성이 드러나 독자생존 가능성이 보일 경우 자체적인 은행 지분 매입도 검토중이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본점 검사본부에 근무하던 하모 검사역은 3일 노동조합 게시판에 ‘강정원 행장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를 올려 “막대한 국부 유출에 국민은행이 동조하고 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가 뭐냐”며 “7,000여 명의 인력이 더해진다면 출신을 불문하고 고용 불안이 야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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