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단 부동산시장 버블 경고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청와대가 15일 홈페이지에서 ‘버블 세븐‘지역으로 지목한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구와 목동, 분당, 용인, 평촌 등지의 아파트 거래시장이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매도 호가가 상승세를 멈췄지만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 일부 매수인은 상투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값은 이번주 들어 호가가 3,000만~4,000만원 떨어지는 등 정부의 버블 경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 주까지 평균 7~10개 였던 매물이 이번주 들어 15개로 늘었다. 이 아파트 34평형 시세도 지난 주 11억3,000만~11억4,000만원에서 15일 이후 11억원으로 호가가 떨어졌으나 매수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인근 A공인 대표는 “지난 주 정부의 개발부담금 시뮬레이션에 이어 15일에는 정부가 집값 버블을 경고하고 나서자 가격 하락을 걱정하는 매도자들이 늘고 있다”며 “매수자들도 관망하고 있어 당분간 거래 동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3평형도 최근 7억원까지 거래됐으나 15일 이후 6억7,000만원으로 3,000만원 떨어졌다.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이 6월1일로 다가온데다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공시가격 과표를 시세의 100%로 높일 수 있다고 발언하자 매수자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모습”이라며 “정부의 융단폭격식 대책이 어느 정도 약발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아파트도 거래가 끊겼다. 아직 호가가 떨어지진 않았지만 매수자들이 예전만큼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C공인 대표는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때문인지 6억원 초과 대형 주택 소유자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역시 매도ㆍ매수자간의 힘겨루기가 치열한 양상이다.
용인 신봉동 D공인 사장은 “매수자들은 현 시세보다 5,000만~1억원 가량 싸게 사겠다는 입장”이라며 “정부의 잇단 버블논쟁으로 최근에 집을 산 사람들의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분당, 판교 영향으로 주민들의 집값 담합이 심했던 평촌, 산본신도시도 오름세가 주춤하다.
김혁 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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