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박찬호 선수의 방어율이라면 기분 좋을 이 수치가 우리나라 여성들의 출산율이라는 보도(9일자 1면)는 가히 충격적이다. 어버이날을 즈음해 발표된 이 충격적인 실태 앞에서 많은 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출산율이 너무 낮아 걱정이라는 유럽의 이야기가 남의 일만 같았는데, 이제는 우리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한다. 언론은 연일 낮은 출산율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라며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의 의제를 형성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 특히 사안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신문이 앞장서서 출산율 저하를 걱정하는 모습은 바람직한 풍경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로부터 불고 1주일 남짓 지난 이 시점에서 발표 직후 느껴졌던 부산스러움이 무색할 정도로 저출산 대책은 다시 지면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여론 형성과 정부의 정책 수립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신문들이 이 문제를 이런 식의 일과성 가십으로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라면, 그와 관련된 작은 기사라도 꾸준히 보도하거나 또는 기획기사 등을 통해 외국의 정책 사례를 소개하는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최순호ㆍ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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