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아세안(ASEAN) 자유무역협정(FTA)이 1년 3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타결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아세안 9개국과 서비스ㆍ투자 협정만을 남겨둬 올해 안에 한ㆍ아세안 FTA 협정이 최종 타결될 경우 아세안은 우리나라의 4번째 FTA국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개성공단 생산제품을 싱가포르와 북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FTA 타결 때와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 한국산으로 인정키로 해 한ㆍ미 FTA협상 시 유사합의 도출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16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아세안 회원국 통상장관들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ㆍ아세안 통상장관회의에서 FTA 상품무역 협정의 모든 문안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ㆍ철강제품에 대해 아세안 각국의 관세를 철폐하거나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쌀과 소ㆍ닭고기, 마늘, 양파, 고추, 대부분의 과일, 주요 활어ㆍ냉동어류 등 초민감 농수산물 45개 품목을 개방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밖에 민감도가 높은 농수산물에 대해서도 장기간에 걸쳐 현행관세의 20% 수준만 감축하는 선에서 합의를 도출했다.
또한 2010년까지 각각 수입의 90%에 해당하는 일반품목(수입액ㆍ품목수 기준)에 대해 관세를 철폐키로 하고, 민감 품목의 7%(수입액 기준)는 2016년까지 관세를 0~5%로 감축키로 했다. 나머지 3%의 민감품목은 각국의 민감성을 감안해 양허 제외(40개)나 관세율 상한 50% 설정, 최소수입물량(TRQ) 설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타결에서 정부는 개성공단 생산제품 100개 품목에 대해 특혜관세를 부여한다는 조항을 협정문에 포함시켰다. 김한수 외교통상부 FTA 국장은 “당초 농산물 강국인 아세안과의 FTA 추진에 우려가 많았으나 협상이 원만히 타결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아세안 시장 진출이 극히 미진했던 자동차 수출에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ASEAN 국가 중 쌀과 관련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꼽히는 태국은 최근 국내정치 문제 등의 이유로 한ㆍ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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